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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분쟁 이럴 땐 이렇게] 여행자보험, 경비 납부한 때부터 효력 발생

중앙일보 2011.06.03 00:04 경제 10면 지면보기






임은애
금융감독원 조사역




모처럼 해외여행을 가기로 한 김모(45)씨 가족은 한 여행사와 패키지 여행상품을 계약하고 돈을 지불했다. 이 상품은 여행 중 상해·사망·후유장해에 대해 최대 1억원을 보장하는 여행자보험에 자동 가입돼 있었다.



하지만 김씨 가족이 출발 당일 인천공항으로 가던 중 교통사고가 났다. 김씨는 여행을 취소하고 여행자보험의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로부터 지급을 거절당했다. 영문을 알아보니 여행사가 보험 가입자 명단을 보험사에 통보하는 과정에서 김씨의 이름을 빠뜨린 것이었다.



 그러나 여행사는 자신들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고객이 여행경비를 낸 날을 보험 가입일로 간주해야 하고, 김씨의 교통사고는 여행자보험의 효력이 시작된 뒤 일어났으니 보험사가 보험금을 내줘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여행사와 보험사 사이에 낀 김씨는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은 쉽지 않았다. 보험사는 “여행사로부터 통지받은 피보험자 명단에 김씨의 이름이 없고 보험료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보험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던 만큼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여행경비를 모두 지불했고, 명단이 통보되지 않은 건 여행사 책임”이라고 항변했다.



 금감원은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행위는 일반적으로 당사자의 청약과 승낙으로 성립되고 꼭 서면일 필요는 없다. 김씨의 사례에선 여행사가 상품설명서를 통해 여행자보험에 자동 가입된다고 명시했다. 고객이 보험료가 포함된 여행경비를 냄으로써 보험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김씨는 여행경비를 납부한 때부터 피보험자의 지위를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여행사의 실수로 피보험자 명단에서 김씨의 이름이 누락된 것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금감원은 ‘여행사가 보험사에 피보험자를 통지하여야 하는 것은 여행자보험의 특성상 피보험자의 확정을 위한 실무적인 절차로 제한 해석해야 한다’고 봤다. 피보험자 통지 여부가 보험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보험사가 김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문의 국번 없이 1332.



임은애 금융감독원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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