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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민들, ‘한국’에 흡수통일 원해”

중앙일보 2011.05.31 10:54






평양고려호텔 안내원들이 독일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의 선전과 통일을 기원하며 축구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 등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지쳐가면서 최근 통일에 대한 인식도 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내세우는 '조선노동당이 지배하는 통일'이 아니라 남한 주도의 흡수통일을 원한다. 또 무의식적으로 '남조선'대신 '한국'이란 이름을 사용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에 투자한 중국 국적의 동포사업가들의 증언을 인용해 30일 이같이 보도했다. 재중 사업가 오모 씨는 “날이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면서 북한 주민들은 하루빨리 통일이 돼야 살기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다”며 "북한주민들이 원하는 통일은 조선 노동당이 지배하는 통일이 아닌 남한 주도의 통일, 더 나아가서 남한으로의 흡수통일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통일에 대한 변화된 인식은 최상위 지배계층을 제외한 중간 간부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당국은 전보다 더 엄격하게 사상 단속을 하고 있다.



오씨는 "요즘 북한에서 함부로 ‘통일’을 입에 담았다가는 큰 곤욕을 치를 수 있고, 심하면 정치범으로 몰릴 수 있다"고 전했다. ‘통일’이라는 말이 ‘북한이 빨리 망하라’는 말로 이해될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사업상 중국을 자주 다닌다는 함경북도의 한 무역상은 “아무 때나 ‘통일’을 입에 담았다가는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하느냐'고 추궁 받는다”고 전했다.



함경남도에 거주하는 구모씨도 “삶에 지친 주민들이 ‘한국이든 미국이든 빨리 조선을 점령해버렸으면 좋겠다’고 막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남한에 대한 호칭도 예전 같으면 ‘남조선’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무의식적으로 ‘한국’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청년대장 김정은이 올라오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50년을 또 어떻게 버티고 살아야 하나’’내 생전에 좋은 세상 구경하기는 틀렸다’는 자조 섞인 말도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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