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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자신 말 책임져야” 성희롱 강용석 제명안 처리

중앙일보 2011.05.31 01:33 종합 18면 지면보기



윤리특위, 첫 의원직 제명 의결
내달 국회 본회의서 표결키로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처음 보도한 본지 2010년 7월 20일 지면.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강용석 의원 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강용석(42·무소속)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 징계안’을 의결하고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표결에는 윤리위 재적의원 15명 중 12명이 참석했으며 찬성 11명, 무효 1명으로 가결됐다.



 특위 위원장인 정갑윤 한나라당 의원은 “1심 판결을 기다려달라는 강 의원의 요청에 따라 표결이 다소 지체됐으나 유죄 판결이 나옴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표결에 앞서 윤리위 징계심사 소위원장인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은 “지난 6일 소위의 결정대로 제명안을 의결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표결을 마친 뒤 정갑윤 윤리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윤리특위는 강 의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줬다”며 “윤리 문제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동료 의원을 제명 결정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은 자신의 말에 책임져야 한다. 나폴레옹은 ‘나의 실패와 몰락을 책망할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 제명안은 6월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뤄지는 표결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강 의원은 제명된다. 이 경우 강 의원은 헌정 사상 두 번째 제명되는 의원이 되고, 윤리 문제로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1979년 김영삼(당시 신민당 총재)전 대통령이 YH여공 사건과 관련해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박정희 정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철회하라”고 말했다가 공화당에 의해 제명된 적이 있다.



 강 의원은 지난해 7월 16일 국회의장배 대학생토론대회가 끝난 뒤 뒤풀이 자리에서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하겠느냐. OO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못 하더라”는 발언을 했다. 본지가 같은 달 20일 이를 기사화하자 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뒤풀이 자리에 있던 대학생들이 중앙일보 기자에게 ‘강 의원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본지가 허위보도를 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학생들은 다음날인 21일 “강 의원은 중앙일보 보도에 나온 발언을 실제로 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같은 날 강 의원을 당에서 제명하기로 의결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본지 기자를 명예훼손과 공직선거 후보자 비방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은 같은 해 9월 2일 강 의원을 기소했다. 사실을 보도한 기자를 오히려 고소한 혐의(무고),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아나운서들에 대한 모욕 혐의였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25일 무고와 모욕 혐의를 모두 인정해 강 의원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김승현·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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