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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은 모두 내가 시켰다” 체포영장 발부된 정종관 자살

중앙일보 2011.05.31 01:29 종합 18면 지면보기



“조사 받는 선수들 다 내 친구”
정씨 “부끄럽다” 유서 남겨
검찰, 제3 구단으로 수사 확대
선수 개인 차원 거래도 조사



30일 숨진 정종관 선수가 2004년 K-리그 수퍼컵 경기에서 뛰는 모습. [중앙포토]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챌린저스리그(K-3리그) 서울유나이티드 소속 정종관(30) 선수가 “승부 조작에 가담한 것이 부끄럽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0일 오후 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P호텔의 한 객실에서 정 선수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호텔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의 시신 옆에는 “승부 조작의 당사자로서 부끄럽다”는 내용의 A4용지 한 장과 호텔 메모지 4장으로 된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은 모두 내 친구인데 이들이 내 이름을 아직 진술하지 않은 것은 의리 때문이다. 모두 내 책임이고 내가 시킨 거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곽규홍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이날 “정 선수는 이번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브로커와 선수를 연결해준 혐의로 지난 25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정 선수가 이미 구속된 브로커 2명과 이들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성모(31) 선수와 1억2000만원을 받은 대전시티즌 박모(25) 선수를 연결해준 혐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정 선수가 브로커로부터 받은 돈 액수는 조사가 안 돼 확인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선수는 그동안 검찰의 연락에 응하지 않고 잠적한 상태였다. 2000년 경남 모 공고를 졸업한 정 선수는 이미 구속된 브로커 김모(27·무직·경남FC 선수 출신)씨와 또 다른 김모(28·무직)씨의 고교 선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3부리그 격인 챌린저스리그에서 뛰는 정 선수는 K-리그 전북현대에서 2007년 시즌까지 미드필더로 뛰었다. 염기훈·김형범 선수 등과 함께 2007년 전북현대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이듬해 초 병역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았으며 출소한 뒤로는 서울유나이티드에서 선수 생활을 해 왔다.



 한편 검찰은 지난 26일 구속된 성모(31) 선수가 브로커로부터 받은 1억원을 어디에 썼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현재 성 선수와의 금전 거래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과 인맥 확인 등 광범위한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제3의 구단 선수가 이미 구속된 2명의 브로커 외에 다른 브로커에게서 돈을 받았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구단 차원이 아닌 선수 개인 차원의 금전 거래도 뒤지는 셈이다.



 앞서 지난 19일 성 선수는 구단과의 면담에서 “브로커를 만났고 받은 돈은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광주FC 측은 면담과 자체조사 결과를 근거로 “성 선수가 구단 선수에게 돈을 돌리지 못한 건 확실하다. 구단 내 다른 연루자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창원=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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