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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구리, 위험한 지공(遲攻) 작전

중앙일보 2011.05.31 00:28 경제 15면 지면보기
<준결승 2국>

○·김지석 7단 ●·구리 9단











제7보(63∼72)=돌의 생명력은 신기하다. 백△로 훌쩍 뛰어나오니 비틀거리던 백 돌들이 꽃이라도 피듯 환해진다. 저 위쪽에 백만대군에 필적할 철벽이 있는데 그대로 살려줘야 한단 말인가. 노련한 투사 구리 9단은 63, 65로 일단 하변을 확보하며 ‘천천히 공격한다’는 방침을 내외에 천명했다. 상변 첫 전투에서의 승리에 나른해진 듯 그는 스타일에 맞지 않는 ‘지공작전’을 들고 나온 것이다. 한숨 돌린 김지석 7단은 66으로 최대한 품을 넓히며 한번 잡아보라고 대든다. 이렇게 되자 상황은 보기보다 심각해졌다. 흑은 두텁다고는 하지만 실리는 별게 없다. 우상 일대가 별 대가 없이 깨진다면 국면은 급작스럽게 위기를 맞게 된다.



 63보다는 ‘참고도1’ 흑1의 급공이 유력했다. 고삐를 늦출 때가 아니었다. 백2의 저항은 3, 5로 끊겨 큰일 난다. 축도 안 되고 사방이 철벽이라 삶이 아득하다. 백은 ‘참고도2’처럼 바꿔치기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흑은 이게 실전보다 나았다. 일단 집을 확보한 뒤 백진은 그야말로 ‘천천히’ 깨면 된다.



 구리는 급소를 연속 두드리며(67, 69) 공격에 나섰지만 백이 최강으로 저항해 오자 공격수가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대로 놔줄 수는 없는데….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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