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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섭의 프로야구 주간 전망] SK·삼성 만나는 두산, 위기이자 기회

중앙일보 2011.05.31 00:24 종합 30면 지면보기








요즘 프로야구에서 팬들을 가장 놀라게 하는 팀은 두산이다.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예상과는 달리 너무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산은 올해도 어김없이 우승후보로 꼽혔다. 4월 한 달간은 13승1무7패(승률 0.650)로 2위를 달렸다. 그러나 5월 들어 6승1무17패(승률 0.261)에 그치며 어느새 6위까지 추락했다.



 투타가 동반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더 큰 문제는 선수들의 집중력 실종과 사기 저하다. 27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포수 용덕한은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황에서 공을 주우러 가지 않고 심판에게 “파울”이라고 주장하다 상대 2루 주자에게 득점을 허용했다. 29일 한화전에서는 안타를 내준 직후 2루수 오재원이 공을 손에 쥔 채 서 있다가 1루 주자까지 홈을 밟게 했다. 어딘가 나사가 풀려도 단단히 풀린 듯한 모습이다.



 







 



지금 두산 선수단이 되새겨야 할 것은 ‘초심(初心)’이다. 올해 이전에 출발이 가장 안 좋았던 2008년 시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해 두산은 5월 초까지 6위에 머물렀고 7~8월에는 9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마다 선수들이 더욱 똘똘 뭉쳐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는 뚝심을 보여줬다.



 신고선수 출신의 김현수가 타율 1위에 오르며 ‘타격기계’로 등장한 것이 그때다. 현대에서 방출의 아픔을 겪었던 이종욱과 데뷔 후 4년간 2군에 더 오래 머물렀던 고영민이 베이징 올림픽 등을 통해 리그를 대표하는 야수로 자리를 굳힌 것도 2008년이다. 저마다 힘겨운 시절을 거친 이들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단 모두가 그 첫 마음가짐을 되찾는 것이 팬들이 원하고 승리에도 가까워지는 길이다.



 이번 주 두산은 1위 SK와 3위 삼성을 잇따라 만난다. 쉽지 않은 한 주다. SK는 늘 끈끈한 승부를 펼치는 앙숙이고, 삼성에는 올 시즌 1승1무6패로 크게 밀려 있다. 그러나 상위권 팀과의 맞대결에서 이겨야 순위 상승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위기는 곧 기회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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