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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 균열 있을 수 있겠지만 한반도 안정 목표 같아 걱정 안 해”

중앙일보 2011.05.31 00:23 종합 32면 지면보기



문화탐방단 이끌고 방한 장팅옌 초대 주한 중국대사





지난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의 창춘(長春)·양저우(揚州)·베이징(北京) 등을 돌던 그 시간에 한 특별한 중국인이 한국을 찾았다. 한·중 수교의 주역인 장팅옌(張庭延·75·사진) 중·한우호협회 부회장이 주인공이다. 1992년 한·중 수교 협상의 실무 담당자였던 그는 초대 주한 중국대사(1992~1998년)를 역임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병국)이 주최하고 본지 중국연구소와 한·중우호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중국 청년공무원 한국문화탐방단’의 단장 자격으로 23일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9일 간의 일정으로 서울·통영·경주·울산·제주를 방문 중인 그를 28일 만났다.



 김 위원장의 방중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현직에서 떨어져 있어 모르겠다”면서 대신 한·중 수교 당시 비화를 꺼냈다. “첸치천(錢其琛·전기침) 당시 외교부장이 한국과의 수교를 통보하기 위해 북한에 갔다. 내가 수행했다. 김일성 주석은 한국과의 수교 방침을 통보하자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이 ‘중국의 결정이니 그대로 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양국 외교부장 만찬은 침묵 속에서 식사만 했다.”



 장 부회장은 이어 “중국은 한반도 정세 안정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범위에서 북한과의 교류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것은 한국인이 꼭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수교 19년째다. 수교협상의 주역으로서 느끼는 감회는.



 “당시 협상에 참여한 양국 대표 누구도 양국 관계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 줄 몰랐다. 100억 달러도 안 되던 교역량이 지금은 2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6년여 기간의 주한 중국대사 시절 그 초석을 깔았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해엔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사태 등을 거치며 한·중 관계가 냉랭해졌다.



 “양국의 상호 외교 목적은 같다. 한반도 정세 안정과 교류 확대다. 일부 시각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시각은 조정하면 된다. 약간의 균열이 있을 수 있지만 걱정하지는 않는다.”



 - 이번에 중국의 청년 공무원 대표단 150명을 이끌고 왔는데 어떤 효과가 있겠는가.



 “2008년 양국 정상회담에서 결정된 이후 3년째 계속되고 있는 교류활동이다. 청년교류는 양국 협력의 기본 인프라를 까는 일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준 국제교류재단의 역할이 크다.”



 - 요즘 어떻게 지내나.



 “1998년 대사직에서 물러난 후 공직을 다시 맡지 않고 있다. 변화된 환경을 받아들이고,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니 많이 편해졌다. 아내와 주변 공원을 산책하며 건강을 다진다. 가장 큰 낙은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해 일하는 후배 외교관들을 지켜보는 것이다.”



글·사진=한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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