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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우리가 먼저 시작하는 ‘바다 식목일’

중앙일보 2011.05.31 00:21 경제 8면 지면보기






양태선
수산자원사업단 이사장




육상에 나무를 심는 날이 식목일인 것처럼 ‘바다에 해조류를 심는 날’, 다시 말해 ‘바다 식목일’도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 정부가 1946년 식목일을 지정해 산림녹화에 힘쓰게 된 것은 재생산되는 자원량을 초과벌목해 산림이 점차 황폐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주변의 바닷속에서는 ‘갯녹음(백화현상)’으로 불리는 바다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갯녹음이란 연안 암반 지역에 서식하던 다양한 종류의 해조류가 사라지는 대신 무절석회조류가 번성해 암반이 흰색으로 뒤덮이는 현상이다. 갯녹음 발생 해역은 생물이 거의 살 수 없는 사막처럼 변하게 된다.



 갯녹음은 주로 대마난류의 영향을 받는 제주도와 동해안을 따라 발생하며, 1999년 전체 마을어장의 17.1%에서 2004년에는 19.8% 수준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갯녹음 현상은 전지구적 현상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500㎞ 정도 연안에서 켈프(kelp) 해조숲이 붕괴됐다. 미국 메인주에서 캐나다 센트로렌스만과 뉴펀들랜드에 이르는 2000㎞의 광대한 연안 갯녹음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지상의 숲처럼 바다숲도 식품자원 공급, 수산생물 산란장 및 보육장 등의 기능 외에 온실가스 저감, 청정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위한 해조류 바이오매스 제공 등 새로운 기능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갯녹음이 진행되는 해역의 해양생태계는 조속히 복원돼야 한다. 이를 위해 범국민적인 관심 속에 바다 숲이 조성돼야 할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수산자원사업단은 2010년까지 갯녹음이 발생된 어장 340ha에 바다숲을 조성했다. 2020년까지는 3만5000ha에 이르는 해역에 바다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바다 식목일이 지정된다면 바다숲 조성에 활용되는 해조류의 생태를 고려할 때 그 시기는 봄철(5월) 또는 가을철(10월)이 돼야 할 것이다. 중요한 건 국민이 직접 조림에 참여하는 것 못지않게 많은 국민에게 바닷속 황폐화의 심각성과 바다숲 조성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다.



 식목일 행사는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시작돼 미국 전역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산림이 헐벗은 것을 본 개척민들이 산림녹화 운동을 전개하자 이곳저곳에서 많은 이가 호응한 결과다. 바다 식목일을 우리가 시작해 전 세계의 바다녹화 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건 어떤가.



양태선 수산자원사업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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