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중앙일보 2011.05.31 00:19 종합 27면 지면보기



마침내 밝혀지는 돌연변이 탄생의 비밀



인간과 돌연변이의 공존이란 철학적 주제를 액션 블록버스터로 버무린 ‘엑스맨’ 시리즈. 5편 ‘엑스맨:퍼스트 클래스’에선 냉전시대 쿠바 미사일 위기에 돌연변이들이 개입한다.





할리우드엔 ‘60%의 법칙’이란 게 있다. 성공한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속편은 대개 흥행 면에서 전편의 60% 수준에 머문다는 것이다. 작품성 면에서도 전편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인간 돌연변이를 내세웠던 SF 액션블록버스터 ‘엑스맨’ 시리즈는 이런 법칙에서도 ‘돌연변이’였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한 1, 2, 3편은 모두 성공이었다. 심지어 3편은 2편보다, 2편은 1편보다 많은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2009년 선보인 ‘울버린의 탄생’은 참패했다. ‘속편의 운명’을 입증하는 듯했다. 2일 개봉하는 5편이자 프리퀄(속편이지만 시기적으로 앞선 이야기)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잠시 주춤했던 돌연변이들의 흥행곡선을 반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스케일에 대한 허기를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인간사회에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돌연변이의 욕망을 탄탄하게 묘사했다. 대표 캐릭터인 울버린(휴 잭맨)이 나오지 않는다는 핸디캡도 유유히 넘어섰다. “돌연변이라서 자랑스러워(mutant and proud)”라는 대사가 예사로이 들리지 않는다.



 엑스맨들이 돌연변이 초능력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 5편의 전반부다. ‘엑스맨’ 시리즈의 영원한 주제, 즉 인간과 돌연변이의 공존이 가능한가를 묻는 가운데 친구로 출발했던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가 어떻게 ‘이념적으로’ 갈라서게 되는지도 밝혀진다. 몸값 비싼 배우를 쓰지 않으면서도 출연진의 고른 개성과 호연에 기대는 시리즈의 강점은 여전하다.



 훗날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가 되는 찰스 자비에와 에릭. 이들을 각각 연기하는 제임스 맥어보이와 마이클 파스밴더는 ‘제2의 휴 잭맨’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조연들의 면면도 단단하다. IQ는 천재급이지만 발이 달려야 할 자리에 손이 달린 행크(니컬러스 홀트), 예쁜 여자이고 싶지만 파충류 같은 흉한 파란색 피부로 둘러싸인 레이븐(제니퍼 로렌스), 온몸이 다이아몬드로 결정화돼 적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엠마(재뉴어리 존스)등이다.



 반면 무대를 미국과 구 소비에트 연방의 냉전시대로 끌고 와 쿠바 미사일위기에 돌연변이들을 개입시키는 설정은 호오가 엇갈릴 듯하다. 에릭의 어머니를 죽인 장본인 세바스찬 쇼(케빈 베이컨)가 세계정복의 야욕에 불타는 악역으로 등장한다. 케빈 베이컨이 관록 있는 배우인 건 사실이지만, 기대보다 존재감은 크지 않다. ‘킥 애스: 영웅의 탄생’의 매튜 본이 연출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기선민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