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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298> 진화하는 자녀 PC 관리

중앙일보 2011.05.31 00:20 경제 14면 지면보기



유해사이트 관리, 요즘은 무작정 막기보다 바른 이용습관 유도





맞벌이 하는 부부에게 아이 키우기는 가장 큰 고민거리일 겁니다. 특히 부모가 일터에 나간 사이에 자녀가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을 거란 생각을 하면 더욱 골치가 아프겠죠. 인터넷 세상엔 유익한 정보도 많지만 유해 콘텐트도 많으니까요. PC 게임에 과도하게 집착해 학교 생활을 망치는 경우도 종종 있죠. 지난 3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0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은 12.4%로 성인(5.8%)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수 있는 ‘자녀 PC 관리’ 서비스를 모아봤습니다.



허진 기자



자녀 PC 관리 서비스는 크게 3단계 진화 과정을 거쳐왔다. ①성인물 등 유해정보가 담긴 웹 사이트로의 접속 차단 → ②웹하드 등 콘텐트 유통경로 다양화에 따른 유해 동영상 차단 → ③단순 유해정보 차단을 넘어 자녀의 PC 이용습관에 대한 모니터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 서비스는 대체로 어린 자녀들이 성인물이나 폭력물 등 선정적인 콘텐트가 담긴 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문제가 될 만한 웹사이트 접속 자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유해 사이트로의 접속을 차단하는 건 자녀 PC 관리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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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방법은 콘텐트를 공유할 수 있는 ‘웹하드’와 ‘P2P’ 같은 게 등장하면서 무력화됐다. 단순히 어떤 웹 사이트로의 접근을 막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한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 가운데 유해한 것만 골라내는 기술이 필요하게 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완벽한 기술은 아니었다. ‘텔레키퍼’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직플랜트의 김성우 부장은 “피부색이 얼마나 많이 등장하느냐에 따라 유해 동영상을 구분하는 게 현재의 기술”이라며 “이럴 경우 가령 수영을 가르치기 위한 동영상이 성인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자녀 PC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부모가 근무하는 사무실 PC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녀 PC를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자녀가 사용 중인 PC 화면을 사진 찍듯이 잡아(캡처) 부모가 사용 중인 PC나 휴대전화로 보내주면, 그것을 보고 자녀가 계속 이용해도 될 사이트인지 아닌지를 부모가 판단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방식의 통제가 자녀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녀의 PC 화면에 뜬 내용이 실시간으로 전송되면 유해물을 접할 때뿐만 아니라 e-메일 내용처럼 사생활에 해당하는 부분도 침해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업체는 부모가 유해물인지 아닌지만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PC 화면을 캡처한 사진의 해상도를 낮추기도 한다.



대부분의 자녀 PC 관리 서비스는 PC 사용을 요일·시간별로 통제하고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월요일에는 오후 7~8시에만 PC를 쓸 수 있고, 게임은 수요일 오후 7~8시에만 가능하도록 해놓는 식이다. 또한 부모가 접속을 원치 않는 웹 사이트, 사용을 금지하는 프로그램(P2P, 메신저, 동영상 플레이어 등)을 따로 설정할 수도 있다.



각 서비스에 따라 특화된 기능도 있다. 자녀가 인터넷으로 동영상 강의를 듣다가 다른 사이트에 접속하려 하면 이를 막아주는 서비스도 있다.



이런 서비스들은 조금이라도 더 PC와 놀고 싶은 아이들에겐 얄미운 존재다. 그래서 인터넷 포털 등에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 뚫는 법 좀 가르쳐 달라’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대개 수포로 돌아간다. 부모가 설정해놓은 비밀번호를 모른다면, 어지간한 컴퓨터 실력을 갖추지 않은 이상 해당 프로그램을 없애는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일부 청소년은 블로그나 카페에 이런 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올려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활용해 성공을 거두기는 만만치 않다. 김지영 제이니스 서비스지원팀 과장은 “카페나 블로그 등에 올라온 삭제 방법이나 PC 관리 프로그램을 피해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PC 관리 서비스 업체들이 대부분 대응책을 마련해 놨다”며 “일반 청소년이 이를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시’ 아니라 ‘소통’이 중요









대부분의 ‘자녀 PC 관리’ 서비스는 자녀가 PC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세세하게 설정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은 로직플랜트 ‘텔레키퍼’의 초기화면과 사용시간 설정화면.



‘차단’과 ‘금지’에 방점을 둔 자녀 PC 관리는 기본적으로 ‘내 아이를 믿을 수 없다’는 기본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는 자식을 감시하려 하고, 아이들은 부모 눈을 피해 PC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자녀들이 PC방을 일종의 ‘해방구’로 여기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의 자녀 PC 관리 서비스들은 자녀가 올바른 PC 이용 습관을 갖도록 유도하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조건적인 통제가 억눌리다 못해 뻥 터지는 ‘풍선 효과’를 일으키고, 부모와 자녀 사이의 불신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래서 각 업체는 자녀가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올바른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각종 모니터링 기록을 통계로 제공한다. 가령 일주일 동안 총 PC 사용시간은 얼마나 되고, 그 가운데 웹 서핑, 동영상 시청, 게임 등에 얼마만큼 시간을 할애했는지 통계를 작성해 부모에게 보내주는 것이다. 부모는 이 보고서를 보며 자녀들과 대화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PC 이용에 대해서는 부모가 간섭을 안 하지만 한계점을 넘어섰다고 판단하면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일정 수준까지는 ‘자율 통제’를, 그 이상에 대해서는 ‘강제적 통제’를 하는 셈이다. ‘엑스키퍼’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란지교소프트의 김기연 부장은 “궁극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올바른 PC 이용 습관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업체에서 보내준 보고서를 활용해 가정에서 대화를 나누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올바른 PC·인터넷 사용 10계명



1 컴퓨터는 온 가족이 함께 쓸 수 있는 장소에 놓는다.



2 적절한 인터넷 사용 규칙과 가이드라인을 정한다. 부모와 자녀가 상의해 인터넷상에서 갈 수 있는 곳, 할 수 있는 일,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시간 등을 미리 정한다.



3 집 주소, 전화번호, 부모의 신상정보, 신용카드 번호 등 개인정보를 부모 허락 없이 남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4 인터넷에서 불편하거나 위협적인 느낌이 드는 내용을 보면 바로 부모에게 알린다.



5 인터넷상에서 알게 된 사람을 부모 허락 없이 절대로 직접 만나지 않는다.



6 부모가 먼저 확인하지 않으면 인터넷으로 다른 사람에게 절대로 가족 사진을 보내지 않는다.



7 부모 이외의 사람에게는 절대로 웹 사이트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다.



8 인터넷상에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화를 돋우는 행위나 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9 부모의 허락 없이 인터넷에서 어떤 프로그램이나 파일 등도 내려받거나 설치·복사하지 않는다.



10 부모의 허락 없이는 절대로 인터넷에서 돈을 지불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자료: 안철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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