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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매각 ‘게임의 룰’ 바꾸면 누가 웃을까

중앙일보 2011.05.31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의무 인수 지분율 30~50%로 인하
금융위 “금융지주사 기회 늘리려”
“메가뱅크 시나리오” 비판은 여전





우리금융지주 매각을 둘러싼 ‘게임의 룰’이 바뀐다.



 금융위원회는 30일 다른 금융지주회사가 우리금융 인수전에 쉽게 나설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시행령엔 ‘한 금융지주사가 공적자금이 투입된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할 때 지분의 30%, 혹은 50% 이상만 사면 된다’는 예외 규정이 포함된다. 현행 시행령은 금융지주사가 다른 지주사를 인수해 자회사로 두려면 지분 100%를 인수하도록 하고 있다. 지분 43%가 상장돼 있는 우리금융 인수에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참여가 사실상 원천봉쇄돼 있는 것이다.



 시행령이 바뀌면 금융지주사들의 입찰 참여가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인수자금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현재 우리금융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지분 100%를 인수하려면 12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 의무 인수비율이 30%나 50%로 낮아지면 4조~6조원으로 우리금융을 인수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다만 우리금융과 인수 회사의 통합을 촉진하고 민영화 효과를 내기 위해 인수 뒤 3~5년 내에 두 회사가 합병하거나 상장하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예기간에 대해 “최소 인수 지분율을 50%로 할 때는 5년, 30%로 할 때는 3년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다음 달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과 입법 예고, 국무회의를 거쳐 7월께 확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에 대한 정치권과 금융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의 ‘메가뱅크 시나리오’를 지원하기 위해 무리한 국유화를 추진한다는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산은금융은 물론 KB금융과 신한금융 등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흘리지만 당사자들은 손을 내젓고 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금융지주회사법과 공적자금관리특별법·산업은행법 등 3개 법안에 대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시행령에 규정된 지분 매입 조건을 법안에 못 박아 정부가 마음대로 매각 조건을 바꾸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도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성헌 한나라당 정무위 간사는 한 라디오방송에서 “정부가 시행령을 고치려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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