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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를 위한 모임 | 화요만찬 ③ 제철음식

중앙일보 2011.05.31 00:02 경제 17면 지면보기
제철 재료만 잘 먹어도 보약이 필요 없다고 한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사철 다양한 식재료가 넘쳐난다. 이 제철 재료들을 어떻게 하면 잘 먹을 수 있을까. ‘화요만찬’ 세 번째 시간에서 그 정답을 찾는다.


제철음식에 상상력 한 스푼 더하니 즐거운 ‘모던 한식’

딱 이맘때 최상의 맛을 보이는 녹두와 더덕·도미·키조개로 모던 한식 코스를 차렸다. 우리 선조가 즐기던 전통 제철 음식과, 그것을 현대적으로 승화한 화요만찬식 제철 음식을 소개한다.



글=윤서현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녹두



● 화요만찬 메뉴-감미수














이름 그대로 보고 느끼며(感) 맛을 음미하는(味) 애피타이저다. 참외 모양의 움푹한 그릇에 연분홍 빛깔의 오미자묵과 하얗고 뽀얀 잣 육수가 담긴 모양새가 보기만 해도 상큼하다. 진하게 우린 오미자즙과 녹두 전분으로 만든 오미자묵을 가늘고 길게 썬다. 여기에 양지 육수·잣·유자청·소금·배즙·식초를 넣고 갈아 만든 잣 육수를 붓는다. 오이와 죽순·새우젓소스를 올려 마무리한다. 야들야들한 식감과 고소하고 상큼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 전통 제철 음식-청포묵국



봄철에 녹두 전분을 만들어 쑤는 청포묵은 투명한 옥 빛깔과 탱탱한 식감이 독특해 왕의 수라상에 자주 올랐다. 묵초라고도 불리는 청포묵국은 양지 육수에 표고버섯·미나리·청포묵을 넣어 끓인 궁중전골요리다. 찬 성질의 청포묵은 주로 무침 요리로 즐기지만 국이나 전골로 끓여 먹어도 맛이 새롭다. 청포묵국은 충청도 음식이다. 개운하고 담백해 양념을 많이 쓰지 않아 맛에 꾸밈이 없는 충청도 음식의 매력이 살아 있다.



더덕



● 화요만찬 메뉴-장어더덕구이 두부피말이















더덕의 쌉싸래한 맛이 장어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장어는 뼈를 제거한 뒤 2등분해 후춧가루를 살짝 뿌려 석쇠에서 굽는다. 생강은 곱게 채 썰어 얼음물에 담가 전분기를 뺀다. 장어 한 도막 위에 깻잎장아찌 4장을 얹고 그 위에 더덕구이를 올린다. 깻잎장아찌 4장을 더 얹은 뒤 나머지 장어 한 도막을 올려 샌드위치 형태로 만든다. 이것을 두부피로 말아 오븐에서 250도로 2분 정도 굽는다. 완성된 장어더덕구이 두부피말이를 1㎝ 두께로 자르고 생강 채와 곁들여 낸다.











● 전통 제철 음식-더덕구이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에 왔던 서긍이 남긴 『고려도경』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관에서 매일 내놓는 나물에 더덕이 있는데 그 모양이 크고 살이 부드러우며 맛이 좋다. 이것은 약으로 쓰는 것이 아닌 듯하다.” 더덕을 약으로 쓴 중국과 달리 우리 민족은 예부터 더덕을 반찬으로 즐겨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주로 싱싱한 생더덕을 고추장 양념에 무쳐 석쇠에 구워 먹었으며, 이는 대표적인 사찰 보양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도미



● 화요만찬 메뉴-새우젓으로 양념한 도미구이















도미에 아스파라거스·방울토마토·그린빈(껍질콩) 등 서양식 재료를 접목했다. 손질한 도미 도막을 새우젓 양념에 1시간 정도 재운다. 율무와 수수·보리는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은 뒤 물기를 제거한다. 섬유질을 제거한 아스파라거스와 껍질콩은 3㎝ 길이로 잘라 소금물에 살짝 데친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율무와 수수·보리를 볶은 후 아스파라거스·그린빈을 넣어 한 번 더 살짝 볶는다.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도미를 굽는다. 움푹한 그릇에 볶은 재료들과 구운 도미를 담고 김치소스와 방울토마토를 올린 뒤 양지 육수를 붓는다.











● 전통 제철 음식-도미면



도미는 동면에서 깨어나자마자 먹이를 탐식한다. 그래서 이맘때 도미가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맛도 좋다. 이 맛있는 도미를 대가리부터 꼬리까지 알차게 요리한 것이 도미면이다. 도미 한 마리를 대가리와 꼬리만 남기고 포를 떠서 전을 부친다. 전골냄비에 도미 대가리와 꼬리, 도미전유어·양지편육·쇠고기경단·석이지단·당면 등을 담은 뒤 끓는 양지 육수를 부어 먹는다. 도미면은 구절판과 함께 ‘주안상의 꽃’으로 꼽히며, 기생과 같이 즐기는 풍류보다 더 맛있다고 해 ‘승기악탕(勝妓樂湯)’이라 불리기도 한다.



키조개 관자



● 화요만찬 메뉴-완두콩 두부와 키조개 관자 구이















완두콩도 지금이 제철이다. 밥에 넣어 먹기만 하던 완두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키조개 관자 구이와 함께 냈다. 소금물에 데쳐 껍질을 제거한 완두콩과 두부를 믹서에 곱게 간다. 이것을 틀에 담아 찜통에서 30분 정도 찐 뒤, 그 위에 무거운 것을 올려 눌려주면 완두콩 두부가 완성된다. 키조개 관자는 막을 제거하고 0.5㎝ 두께로 잘라 새우젓소스에 20분 정도 재운 뒤 살짝 굽는다. 완두콩부두에 키조개 관자 구이를 올리고 살짝 데친 그린빈과 생물냉이를 곁들인다.











● 전통 제철 음식-패주전



키조개의 핵심은 껍데기를 여닫는 근육 부분인 관자(패주)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이 키조개 관자를 우리 조상은 전을 부쳐 폐백음식으로 냈다. 오색구절은 패주전·버섯전·새우전·청고추전·홍고추전·육전·도미전·광어전·양파전의 9가지 전유어를 담은 폐백음식이다. 9는 예부터 부와 행운의 상징으로 완전함과 충만함을 의미했다고 한다. 패주전은 살짝 익히는 것이 좋다. 그래야 살이 연하고 부드럽다.



● 화요만찬은 … 광주요 조태권 회장이 각계각층의 인사를 초청해 자신이 개발한 한식을 대접하고 한식 세계화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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