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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 vs 미 헤지펀드, 서소문 재개발 지구서 ‘3년 싸움’

중앙일보 2011.05.22 18:42 경제 2면 지면보기



가장 큰 건물 가진 안젤로고든
면적 적어도 필지 많은 전씨 측
재개발 의결권 확보 각축 계속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 측이 미국계 헤지펀드와 개발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85-3번지 일대 전경. 건물 최상단에 반원꼴이 보이는 건물이 옛 알리안츠생명 사옥이다.













전두환(80)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47·사진)씨와 미국계 헤지펀드 안젤로고든이 서울 중구 서소문동 85-3번지 일대에서 오피스빌딩 개발 부지를 놓고 3년 가까이 다투고 있다. 이곳은 도시환경정비 사업 일환으로 2008년 재개발이 결정된 부지(서대문구역 5지구)다. 개발이 예정된 땅은 2914㎡(880평). 현재는 오래된 14층짜리 빌딩(옛 알리안츠생명 사옥)과 소규모 건물이 모여 있다.



 이 일대는 지난해 초 한 주간지가 “전재용씨가 이 땅을 매입해 부동산 개발에 나섰다”고 보도하면서 잠시 화제가 됐다. 그러나 개발사업은 진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정은 이렇다. 2008년 5월 이 부지에서 가장 큰 알리안츠생명 사옥이 매물로 나왔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안젤로고든을 대신해 블리스자산운용(현 드림자산운용)이 조성한 부동산펀드와 전씨 측의 비엘에셋 펀드가 맞붙었다. 비엘에셋의 최대주주가 바로 지분 30%를 갖고 있는 전씨다. 자녀 4명도 주주다. 감사는 부인 박상아씨다.



 경합 끝에 알리안츠생명 사옥은 블리스자산운용 측 펀드에 그해 5월 말 넘어갔다. 거래가는 543억원. 사실상 안젤로고든이 알리안츠생명 사옥을 손에 넣은 것이다. 그 직후부터 비엘에셋은 개발부지 내 다른 건물 6개를 2009년 중순까지 매입했다. 비엘에셋이 사들인 땅은 전체 개발 부지의 30% 정도다.



 이후 주도권은 비엘에셋으로 넘어갔다. 얼핏 부지 면적의 70%를 확보한 안젤로고든이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도시와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이 다른 재개발 관련 법과 달리 면적과 상관없이 땅 1필지가 1개의 의결권을 갖도록 했기 때문이다. 당시 필지를 기준으로 한 의결권은 비엘에셋이 30표, 안젤로고든이 8표였다.



 개발사업은 팽팽하고 지루한 싸움으로 이어졌다. 비엘에셋은 부동산 매입 이후 서울 중구청에 시행 사업 신청을 넣었다. 하지만 일부 요건이 맞지 않아 반려됐다. 이 사이 안젤로고든은 필지를 분할해 의결권을 늘렸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안젤로고든 측 펀드는 올 7월 운용기간이 만료된다. 비엘에셋은 2009년에만 44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자비용 탓이다. 전씨는 삼촌인 이창석(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씨에게도 99억원의 장기 차입금을 끌어왔다. 총부채는 482억원이다.



 현재로서는 한 쪽이 백기를 들고 손해를 감수하며 부지를 넘기거나, 양측이 합의해 땅을 일괄 매각 또는 공동 개발하는 방식 외에는 대안이 없다. 전재용씨는 “안젤로고든과 협의해 제 3자 매각을 추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안젤로고든 측 관계자는 “제3자 매각 가능성에 대해 비엘에셋과 협의할 수 있지만 공식 협상을 가진 건 아니다”고 했다. 



김태윤 이코노미스트 기자



※ 기사 전문은 30일 발매되는 중앙일보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089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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