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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또 한번의 매수 찬스

중앙선데이 2011.05.22 02:31 219호 24면 지면보기
지난해도 2월과 5월에 시장에서 조정이 있었는데,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고 있다. 물론 이유는 각기 다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올 2월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주식을 매도했던 이유가 유가 급등에 따른 긴축 우려였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매도가 지속된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6월로 예정된 미국 연준의 국채 매입 이후 금융시장이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선물거래소의 증거금 인상 등 규제 강화로 인해 투기성 자금이 원자재 시장에서 빠져나오면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 역시 시장에 영향을 줬다. 투자자들이 일단 위험은 피하고 보자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시장 고수에게 듣는다

과연 6월 말에 미 연준의 국채 매입이 끝나면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 것인가. 반대로 지난 9개월간 국채 매입을 통해 미국의 유동성은 급격히 늘었을까. FRB가 시장에 공급한 본원통화는 분명히 늘었다. 5월 초 기준 본원통화 규모는 2008년 말 대비 47% 증가했다. 2010년 말에 비해서도 24% 증가한 2조4000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시중에 공급된 광의의 통화량(M2)은 2008년 말 대비 8.5%, 2010년 말 대비 1.8% 증가한 8조9000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중앙은행이 국채 보유자들에게 지급한 현금이 실물경제에 전달되지 못한 채 금융권에 묶여 있다는 것이다. 본원통화와 시중에 풀린 통화량의 비율인 통화승수가 현재 3.6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 이전에 이 비율이 8~9배를 유지했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본원통화 증가에도 불구하고 M2 증가가 부진한 주 원인은 미국 상업 은행 대출 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관련 대출이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전히 부진한 미국 부동산 지표를 고려한다면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고용 증가에 힘입은 미국 경기의 회복으로 일반 기업대출의 경우 지난해 중반 이후 상승 반전했고, 소비자 대출 역시 바닥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적인 성장으로 부동산 시장까지 안정된다면 미국 금융시스템은 정상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일본에서 지진복구 자금으로 20조 엔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고, 남유럽 사태 해결을 위해 유럽공동기금에서 1000억 유로 이상이 집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친 감이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 역시 마찬가지다. 2008년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실물경제가 심각히 타격받았던 기억을 되살려 본다면, 최근의 원자재 가격 하락은 오히려 글로벌 경제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과도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장기간 긴축정책을 펼쳐 왔던 중국의 물가 부담이 완화된다면, 하반기는 중국발 경기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중국의 물가상승률은 3월 5.4%에서 4월 5.3%로 하락했고, 경기선행지수 역시 3월에 상승 반전했는데, 4월에도 상승세가 확인될 경우 성장에 대한 의심은 줄어들 전망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어닝시즌 동안 주가는 기업실적에 반응한다. 그러나 기업실적 발표가 끝난 이후 투자자들은 모멘텀 부재 국면에서 개별기업 분석보다는 글로벌 경제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선진국의 경기 확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긴축이 지속되는 최근 몇 분기 동안 이러한 경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글로벌 경기가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 역시 탁월한 경영성과를 지속하는 모습이 확인되면 결국 주가는 펀더멘털을 반영하게 된다. 지난 2월 말~3월 초 흔들리지 않았던 투자자들은 4월 이후 큰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증시의 대표 기업 주가가 20%씩 하락한 이번 조정을 또 한 번의 매수찬스로 보는 이유다.



박건영 대표 2004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들어간 후 간판 펀드인 디스커버리펀드를 최고 수익률 펀드로 만들어 이름을 날렸다. 2009년 브레인투자자문을 세워 투자자문사 전성시대를 열었다.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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