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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 한계치

중앙선데이 2011.05.22 02:27 219호 24면 지면보기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를 높이기보다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는 5%다. KDI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쓰다 보면 물가 불안과 재정악화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알기 쉬운 경제용어 잠재성장률(potential growth rate)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에 존재하는 자본·노동 등 모든 생산자원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가리킨다. 즉 자발적 실업자가 거의 없는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에서 물가상승 압력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의미다.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다면 실업률이 높거나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불황기라는 의미다. 반대로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면 경기 과열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20명이 삽 10자루를 들고 땅에서 구리를 캐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절반은 땅을 파고 나머지는 놀고 있거나(높은 실업률), 모두 땅을 파지만 절반은 맨손으로 작업하는(낮은 생산성) 상태일 것이다. 여기에 삽 10개를 더 사오거나(자본 투입), 20명을 10명씩 2교대로 돌리면(생산성 향상) 캐내는 구리의 양이 늘어난다.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이 비슷한 이상적인 상황이다. 여기에서 이웃 마을 사람을 불러들여 필요 이상으로 인력을 투입하거나 삽을 모조리 포클레인으로 바꾸면 일시적으로는 구리 생산이 늘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물가가 폭등하거나 실업이 늘어나 불황에 빠지기 쉽다.

문제는 적정한 잠재성장률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은 잠재성장률이 높다. 한국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잠재성장률이 6%대 중반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4% 중반으로 평가된다. 외환위기 탓에 낮아졌다기보다는 자본과 노동 투입을 늘려 고성장을 추구하는 방식이 한계에 달했다는 해석이 타당하다. KDI는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를 높이 잡고 이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이제는 규제 개혁이나 기술 혁신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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