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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서안 양보해야”

중앙일보 2011.05.21 00:06 종합 14면 지면보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안 제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얼굴)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과감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을 내놨다. 이스라엘이 ‘6일 전쟁’으로 불리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 등을 팔레스타인에 양보하라고 촉구했다. 가지지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으나 영해와 영공은 이스라엘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이 맹방인 이스라엘에 대규모 양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건 처음이다. 미국은 그동안 양측의 진지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오바마의 제안은 팔레스타인이 요구한 국경선 주장과 일치해 팔레스타인은 환영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장악한 땅의 상당 부분을 내놔야 해 강하게 반발했다.











 오바마는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행한 중동 정책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선은 67년 당시 경계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은 서로 영토를 주고받는 데 합의함으로써 안정적이고 명확한 국경선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국경선 기준 문제를 놓고 연설 직전까지 안보팀 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찬성했지만 조 바이든 부통령은 반대했다. 결국 오바마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문제 해결 없이는 중동평화가 있을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최종판단을 내렸다. 특히 이집트·튀니지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물결이 기존 세력 균형을 깨뜨리고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다 위협하는 쪽으로 흐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기여는 변함없다”며 “그러나 현상 유지는 지속될 수 없으며, 이스라엘은 지속적인 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오바마의 제안이 중동 평화협상의 동력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이스라엘의 반발이 거세다. 20일 워싱턴에서 오바마와 면담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존립은 이스라엘의 실체를 희생해 얻어질 수 없다”며 “67년 경계는 옹호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보수 진영도 반발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방의 곁에 선다’는 미국 외교정책의 제1원칙을 훼손했다” 고 비판했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배신했으며 통탄할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반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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