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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지역 말고는 대부분 안전…한국인들 관광 오면 큰 선물 될 것”

중앙일보 2011.05.18 00:29 종합 31면 지면보기



한국연극상 극작가 히라타





“(대지진 참사를 겪은) 일본은 더 많이 울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에 의존하지 않는 공동체 중심의 활력 있는 사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일본의 유명 극작가 겸 연출가인 히라타 오리자(平田オリザ·49·사진) 오사카대 교수가 17일 방한했다. 그는 지난해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로 한국연극대상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연극계와 관계가 깊다. 이번에는 극작가가 아니라 일본 정부의 내각관방참여라는 직책으로 방문했다. 일본의 대외홍보와 관련, 총리에게 자문하는 역할이다.



 그는 일본정부의 재난 리더십에 대해 신랄히 비판했다. 그리고 후쿠시마(福島) 원전사태를 통해 과학기술의 한계를 절실히 느꼈고 이를 작품에 반영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평소 과학과 인간의 문제를 작품을 통해 표현해왔다.



 - 재난 수습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평소 정부의 리더십 자체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번 사태에서 그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에 앞서 한국·중국·대만에게 미리 설명했어야 했다. 대지진을 계기로 일본은 정부 리더십에 의존하지 않는 체질로 바뀌어야 한다.”



 - 그래도 정부 역할이 필요하지 않나.



 “개인과 공동체가 주도적으로 복구 방향을 고민하자는 것이다. 지금 일본은 1945년 패전 직후와 비슷하다. 당시 일본인들은 정부가 허용하지 않는 암시장 등을 통해 활력을 찾았다. 지금도 정부가 시키는대로만 하면 활력을 찾지 못한다. 공동체가 나서 카오스(혼돈)의 세계에서 활력의 세계로 가야 한다. 정부는 정치·경제적 관점에서만 복구를 생각하지만, 문화·공동체적 요소가 더 중요하다.”



 - 한국인들에 호소하고 싶은 것은.



 “일본은 한국인들의 따뜻한 구호의 손길을 잊지 않고 있다. 한국 관광객들이 다시 일본을 찾는다면 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을 제외하고 일본 전역은 매우 안전하다.”



글=정현목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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