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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햄버거, 밤엔 치킨·호프 … 월 3000만원 매출

중앙일보 2011.05.18 00:16 경제 11면 지면보기
아이스크림 파는 카페, 돈가스 파는 이자카야…. ‘하이브리드(Hybrid·혼합)’ 점포가 인기다. 한 가게에서 여러 가지 아이템을 다루는 것이다. 점포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이것저것 가짓수만 늘리다간 오히려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 각각의 메뉴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시너지를 낼 수 없다면 차라리 하나에 집중하는 게 낫다.


하루 종일 손님 북적 ‘하이브리드 점포’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경쟁 점포를 생각해야 한다. ‘이 메뉴는 A점포보다 별로고, 저 메뉴는 B점포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하이브리드 전략은 무색해진다”며 “1에 1을 더했을 때 2가 아니라 3이나 4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치킨·버거 전문점 ‘맘스터치’ 광명 하안동점에서 어린이들이 간식을 먹고 있다. 이 점포는 낮에는 햄버거·감자튀김을 파는 패스트푸드점으로, 밤에는 치킨·맥주를 파는 호프집으로 변신한다. [김성룡 기자]





홍현기(25)씨가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서 운영하는 치킨·버거 전문점 ‘맘스터치’(ww w.momstouch.co.kr)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호프의 기능을 합쳤다. 이 매장은 오후 1시면 문을 연다. 일반 치킨·호프집에선 아직 문을 열지 않았을 시간이다. 이때부터는 햄버거·감자튀김·팝콘볼 등 패스트푸드 메뉴를 판다. 수업을 마치고 매장을 찾는 초·중학생을 맞기 위해서다. 오후 6시부터는 치킨·맥주가 주메뉴다. 시간대별로 다른 메뉴를 내세워 손님을 더 많이 끌어모으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하이브리드 전략의 기본이다. 홍씨는 “하루 12시간 이상 매장을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33㎡ 규모 점포에서 월평균 3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고 소개했다.



 일본식 돈부리(덮밥)·벤또(도시락) 전문점 ‘돈호야’(www.donhoya.co.kr)도 하이브리드 매장을 운영한다. 낮에는 돈부리·벤또·돈가스 등 일식 메뉴를 파는 밥집이다. 하지만 저녁에는 튀김·안주류와 사케·생맥주를 파는 주점으로 변신한다. 점심이 대목이고 저녁에는 한가한 일반 밥집과 구별된다. 강남역점을 운영하는 진광일(41)씨는 “저녁에는 조리가 간편한 술안주류 위주로 메뉴를 운영한다”며 “아르바이트생도 조리할 수 있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매장에서도 하이브리드 전략을 쓴다. 겨울이 비수기인 아이스크림 전문점 같은 업종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이스크림 카페 ‘카페띠아모’(www.ti-amo.co.kr)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카페를 접목했다. 여름철에는 아이스크림이 매출을 끌어올리고, 겨울철에는 커피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실제로 여름엔 아이스크림 대 커피 매출 비중이 7대3이고, 겨울엔 그 반대다.



 굴·낙지요리 전문점 ‘굴마을낙지촌’(www.gulgul.kr)도 마찬가지다. 건강식인 굴은 웰빙 추세로 각광받는 메뉴다. 다만 여름철에 신선도 문제로 수요가 주는 것이 단점. 여기에 착안해 뚝배기낙지밥·낙지해물탕·낙지볶음 등 여름에도 수요가 줄지 않는 낙지요리를 메뉴로 추가했다.



‘궁합’ 잘 맞는 아이템으로 꾸며야



아이템끼리도 궁합이 있다. ▶화장품 판매점에서 피부관리 서비스를 하거나 ▶카페에서 캐릭터 상품을 팔거나 ▶침대 청소를 하면서 방향제를 파는 것이 좋은 예다.



 하지만 섣불리 하이브리드 전략을 시도하다간 점포 이미지를 흐리고 매장만 어수선하게 만들 수 있다. 이화여대 인근에서 떡볶이 전문점을 운영하던 김모(35)씨는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 매장에서 티셔츠를 팔았다. 하지만 음식 냄새가 옷에 배는 통에 티셔츠를 사는 사람이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떡볶이를 먹으러 온 손님도 옷가게로 바뀐 줄 알고 발길을 돌렸다. 아이템을 추가하면서 궁합을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식업의 경우 기존 시설과 장비·인테리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강 대표는 “메뉴를 추가할 때는 주방에서 추가 인건비가 발생하지 않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치도 감안해야 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이나 오피스 상권에서는 낮과 밤의 소비층이 다르고 손님이 많아 하이브리드 점포를 운영하기에 적합하다. 직장인이 많이 찾는 낮엔 밥집, 학생이 많이 찾는 저녁엔 술집으로 변신하기 쉽다는 얘기다. 하지만 고정 손님이 많은 주택가 동네 상권에서는 하이브리드 점포가 적절치 않다. 하나에 집중해서 단골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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