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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허영호, 대마 내주고 승세 확립

중앙일보 2011.05.18 00:06 경제 15면 지면보기
<준결승 2국>

○·박정환 9단 ●·허영호 8단











제14보(138~149)=사활(死活)의 길은 아득하고 멀다. 포석을 잘하고 싸움을 잘하면 뭐하나. 죽고 사는 걸 모르면 만사 허망할 따름이다. 한데 그 사활이란 게 ‘오궁도화’ 같은 초급 사활에서부터 프로 9단도 머리가 뱅뱅 도는 발양론(사활에 관한 한 현현기경보다 훨씬 어려운 가장 난해한 책자로 꼽힌다)급 사활까지 끝이 없다. 이 판의 좌상에서 등장한 사활 문제만 해도 훗날의 연구에서 답이 나왔지만 실전에선 사활의 귀신이란 박정환 9단조차 답을 찾지 못했다.



 허영호 8단이 흑▲로 어깨를 짚자 박정환은 더 견디지 못하고 138 따낸다. 139엔 140. 이것으로 이쪽은 평정됐다. ‘참고도 1’ 흑1로 따내도 백2로 두면 더 이상의 수는 없다. 이곳 대마를 잡은 백집은 대략 60집. 우상, 좌하까지 80집. 흑은 143으로 지켜진 우하 일대만 75집 언저리. 좌변까지 합하면 90집을 훌쩍 상회한다. 흑은 대마를 잃었으나 백이 두 수(138·140)를 더 들이는 사이 집으로 앞서 나가 승세를 굳힌 것이다. 144로 귀를 움직였을 때 ‘참고도2’ 흑1로 이었다가는 백2로 살아 바로 역전이다. 145가 좋은 수이고 148 때 149로 키워 죽이는 수가 또한 사활의 정답이다. 사활을 모르고서는 바둑을 둘 수 없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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