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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교육지원청 야구동아리 에듀베이스의 비상

중앙일보 2011.05.13 03:30 6면



끈끈한 동료애로 맺어진 야구사랑 … 전국 4강 꿈 이룬다



에듀베이스는 야구를 통해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각종 대회에도 참여, 천안교육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에듀베이스는 향후 천안에 국한하지 않고 아산 등 타 시·군 야구동아리 창단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사진=에듀베이스 제공]







야구가 좋아 뭉친 ‘실력 없는’ 사람들



창단 1년 6개월 밖에 안된 야구동아리가 천안교육계 최우수 동아리로 선정된 데 이어 2년 연속 전국대회에 진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실력도 전문성도 없었던 평범한 직장인들이었다. 야구가 좋아 뭉친 이들이 성과를 올리기까지는 나름 숨은 노력이 있었다.



 주말과 휴일 피나는 훈련과 연습을 거듭한 끝에 얻어진 결실이었다. 쉬는 날이면 경기력 향상을 위한 연습에 몰두했다. 다른 팀과의 시합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경기력을 높였다. 실력은 나날이 발전했고 어느덧 강팀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9일 점심식사를 마친 에듀베이스 임원들이 천안교육지원청 6층 휴게실로 속속 모여들었다.(오른쪽 아래 사진) 일부 회원은 거리가 멀어 인스턴트 식품으로 배를 채우며 달려왔다. 지난 달 있었던 전국 시·도교육청 야구대회를 돌아보고 문제점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회의를 갖기 위해서였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큰 사안으로 다뤄진 건 투수자원 영입에 관한 문제였다.



 전상호 감독은 “아시다시피 우리 팀의 타격은 일정 수준에 올라 있다고 생각하지만 투수의 경우 한규태 선수 한 명에게만 너무 의존을 한다. 한 번 무너지면 구원투수로 투입할 자원이 부족하다. 투수 발굴이 시급하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한규태 회원도 “맞는 말이다. 특히 좌완 투수가 꼭 필요하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인 경기운영이 쉽지 않다.”고 동조했다. 임원진들은 이날 나온 투수 영입문제를 두고 향후 투수자원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아울러 타 시·군의 야구동아리 창단을 위해서도 관심을 갖고 야구뿐 아니라 사회활동에도 눈을 돌려 찾아가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최우수 동아리·전국대회 출전 … 결실 맺다













에듀베이스 창단은 2년 전인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천안교육지원청으로 전입한 이성기(보건급식팀장) 전 감독이 2007년 창단한 예산교육지원청 야구동아리에 견줄 만한 팀을 만들기 위해 야구에 관심 있는 몇몇 직원과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같은해 7월부터 교육지원청, 직속기관, 학교 교직원 중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집에 나섰다. 최초 모집한 회원은 13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개월 만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동아리 이름을 에듀베이스(Education+Baseball)로 확정한 데 이어 9월 11일 21명의 회원으로 창단식을 치렀다. 당시 교육지원청 이면영 총무과장이 1대 단장으로, 이성기 팀장이 1대 감독으로 취임해 팀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2009년 말 충남교육청팀과 태안교육지원청팀이 창단하면서 충남에는 4개 팀이 생겼고 2010년 충남교육리그가 출범했다. 에듀베이스는 창단 이듬해 충남교육청 야구동아리팀 에듀러브(Edu-Love)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에듀베이스는 같은해 9월 강원도 춘천에서 개최된 8회 전국 시·도교육청 야구대회에 출전하는 영광도 안았다. 하지만 전국대회의 벽은 높고 높았다. 예선전 2게임을 모두 큰 점수차로 지고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꾸준한 활동을 벌인 결과 2010년 천안교육지원청에서 주최한 동아리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4월 대구광역시 방천야구장에서 개최된 9회 전국 시·도교육청 야구대회에 2년 연속 충남대표로 출전하는 기회도 얻었다.



 에듀베이스는 이번에도 예선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지만 전국에 내로라하는 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실력을 확인했다.



잊혀지지 않을 방천구장 대회 … “한 방이 부족했다”









천안교육지원청 에듀베이스 임원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회원들은 그날 한 방의 아쉬움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경기 당일인 4월 9일 새벽.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올갱이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대구 방천구장에 도착해 강원 대표 팀과의 첫 경기를 가졌다.



 강원 팀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빠른 공과 커브를 구사하는 특급 투수가 있었다.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다. 선수들의 연이은 수비실책으로 4회 말 4대 0으로 뒤져 있었다. 선발을 제외한 선수들의 힘찬 응원이 이어졌다.



 경기는 4회 말. 2사 이성기 3루, 송준섭 2루 상황. 하용철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긴장된 순간 2루타가 터지면서 경기는 4대 2로 추격을 하기 시작했다. 희망이 보이던 상황. 하지만 선수들은 상대 팀 투수의 구위에 눌리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결국 7대 2로 지고 말았다.



 점심식사 후 이어진 예선 2차전에는 선수들의 각오가 남달랐다. 전년도 준우승 팀 인천과 가진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의 난타전이 이어졌다. 경기는 10대 8의 박빙승부로 뒤지고 있었다. 안타 하나면 동점에 이어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깡”하고 맞은 타구는 중견수 방향으로 뻗으며 홈런을 향해 날았다. 하지만 끝내 상대편 수비수에게 잡히면서 목표했던 4강 진출의 꿈도 다음 대회로 미뤄야 했다.



좌절 있어도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에듀베이스가 창단한지 4월로 1년 6개월의 세월이 흘렀다. 사회인 야구팀과의 각종 친선경기에서 6~7할의 승리를 챙기는 등 강팀의 면목을 갖춰 나가고 있다.



 생각해 보면 우여곡절도 많았다. 경기장이 없어 넓은 운동장을 가진 학교를 빌리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세월들. 경기마다 큰 점수차로 패하며 실망했던 순간들. 당시엔 점수차가 워낙 커 탁구나 배구 점수 차이로 착각할 정도였다.



 다른 운동 종목에 비해 제법 고가의 장비를 갖춰야 하는 탓에 망설이던 회원도 많았다. 관람하고 응원하는 운동이라는 인식 때문에 회원을 영입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니 길이 열렸다. 한 달 2만원씩 회비를 내고 운동 전후 식사대신 간식과 음료만 준비하며 비용을 절약했다. 가족들도 좋아했다. 담배를 태우고 술을 마시며 낭비하던 시간과 돈을 야구라는 운동을 만나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을 증진하게 되니 1석 2조였다.



 부부가 함께 회원으로 가입해 남편은 선수로, 아내는 매니져로 활동하는 가정도 있다. 이면영 단장은 “공무원들이다 보니 천안지역에서 타 시·군으로 발령나는 경우가 많아 걸림돌이다. 하지만 회원들은 늘 애착심을 갖고 끈끈한 동료애와 야구사랑으로 신나게 동아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직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나아가 직장생활의 촉매제 역할을 담당하면서 교육발전에 일조하는 동아리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010-3480-6762



강태우 기자

활동실적 및 계획



2009. 7. 7 천안교육청 야구동아리 회원 모집(모집인원 : 13명)



8. 1 천안교육청 야구동아리 명칭 공모 확정 : Edu-Base



9. 10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 http://cafe.daum.net/edu-base



9. 19 천안교육청 야구동아리 창단식(창단인원 : 21명) 개최



9. 19 천안교육청 야구동아리 제1대 단장(이면영) 추대



2010. 5. 2 ~ 10.31 2010 충청남도교육리그 참가(준우승)



10. 9 제8회 전국시도교육청 야구대회 참가



11. 1 천안교육청 야구동아리 제1대 회장(박진서) 취임



11. 1 천안교육청 야구동아리 제2대 감독(전상호) 취임













야구의 추억을 현실로 만든 박진서 회장



일도 운동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 직장생활의 활력 충전 ‘이보다 좋을 순 없다’










박진서 회장





천안교육지원청 에듀베이스 운영을 맡고 있는 박진서 회장은 야구 명문으로 알려진 천안 북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교 시절 전교생이 버스를 타고 서울 동대문운동장으로 단체 응원을 다니던 추억이 언제나 마음속에 자리 하고 있다.



 학창시절 프로야구를 사랑했던 그에게 어느 날 인연이 찾아왔다. 2009년 충남 예산에서 전입한 이성기(현 충남교육청 근무) 팀장과 문재오(현 국립특수교육원 근무) 전산실장 등 뜻있는 직원들의 제안에 야구동아리를 창단하게 됐다. 박 회장에게 야구동아리란 무엇이고 앞으로 계획은 어떤지 들어 봤다.



-선수들의 열의가 매우 높다.



 “직장에서는 각자 맡은 일이 다르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야구는 다르다. 아무리 직급이 낮고 주목받지 못하는 직원이라도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 열심히 연습해서 경기를 잘하면 바로 그 사람이 에듀베이스의 주인공이다. 에듀베이스는 단원들 간 끈끈한 유대감으로 맺어져 있어서 참여하는 열의가 높은 것 같다.”



-에듀베이스 실력은 만족할 만한가.



 “프로야구로 치면 실력은 2군 수준이다.(웃음) 극소수 단원을 제외한 대부분 직원이 에듀베이스 창단 초창기에는 별볼일 없는 실력이었다. 하지만 주말마다 날씨 불문하고 피나는 연습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선수 대부분이 1군 같은 실력을 갖췄다. 개인적으로 나만 연습을 좀 소홀히 했더니 만년 2군 후보 선수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간을 내야 하는 모임인데 가정에는 소홀하지 않나.



 “야구연습이나 게임은 보통 토요일에 이루어지는데 학교가 쉬는 토요일에는 오전, 출근하는 토요일에는 오후에 많이 한다. 경기 시간은 대개 3시간 정도다. 운동이 끝나면 특별한 일이 아니면 식사도 하지 않고 바로 귀가해 가족과 함께 한다. 다른 운동에 비해 가정에 소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임 운영에 있어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큰 문제는 없다. 창단 초기에 개인장비로 글러브, 유니폼, 신발 등을 맞추는데 30여 만원이 소요된다. 비용이 좀 들기는 하지만 어느 운동이나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몇 개월 정도 몇 만원씩 절약해서 마련할 수도 있고 아니면 신발은 일반 운동화를 사용해도 취미생활하는 데 큰 무리는 없다. 나도 일반 운동화를 신고 야구를 하고 있다. 매월 2만원씩 회비를 내 공동장비나 용품, 대회출전경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음만 있으면 경비 부담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직장 야구에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즐겁게 운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승부에 집착하다 보면 무리하게 되고, 부상이 따를 수도 있다. 동료들과 업무에서 벗어나 같은 취미활동을 즐겁게 한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4월 열린 9회 전국시도교육청야구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새벽에 천안교육지원청에 모여 전국대회를 제패하고 오겠노라며 의기양양하게 출발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결국 예선 통과도 실패했다. 당일 숙직이라 경기 진행 중에 먼저 출발해 걷고, 택시타고 기차 타고 고생고생하며 사무실에 도착했더니 오후 6시에 버스가 도착하는 걸 보고 주저 앉았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창단한 지 만 2년이 되어 간다. 팀도 어느 정도 정비됐고 실력도 갖추고 있다. 다만 투수 자원이 아직 부족해 선발 투수가 무너지면 구원 투수진이 추가 실점을 막아 줄 수 있는 실력이 부족하다. 투수로서 잠재력을 갖춘 학교 교직원들의 가입을 적극 바란다. 에듀베이스도 사회의 중추역활을 담당해야 할 공무원들로 구성된 만큼 1년 2회 정도 복지시설이나 관내 학교 재학생 중 어려운 학생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교육가족에게 한 말씀.



 “교육가족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 드린다. 각종 대회 출전이나 활동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들은 야구동아리 활동을 통해 직장생활의 활력을 충전하는 계기로 삼아 직장에서는 일 잘하는 공무원, 야구장에는 경기를 즐길 줄 아는 단원이 됐으면 좋겠다. 아울러 류창기 교육장과 야구동아리를 창단하는데 큰 공을 세운 이성기 전 감독, 이면영 단장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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