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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대학생 4명 중 3명이 수도권에서 통학한다

중앙일보 2011.05.13 03:30 1면
최근 충남발전연구원이 눈길을 끄는 정책동향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대학의 지역 사회 기여를 강화하자’는 제목의 이 자료에 따르면 천안지역 대학생 중 82.5%가 천안이 아닌 타 지역에서 통학,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발전연구원 331명 설문조사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11일 오전 9시 천안 두정역에서 전철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승객의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통학하는 대학생이다. 등하교 시간엔 두정역을 기준으로 하루 약 7000명의 학생이 전철을 이용한다. [조영회 기자]





17.5%만 천안에서 생활



천안·아산지역에는 4년제 종합대학만 9개에 달하고 2년제 대학 등을 합하면 13개 대학이 있다. 이중 천안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 수만 6만이 넘는다. 천안시 인구의 11.3%에 해당한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완화로 천안이 최고의 대학도시가 됐지만 대학의 지역사회 기여도는 생각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대학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충남발전연구원 임준홍·고승희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6월 천안에 있는 단국대, 백석대, 남서울대 등 3개 대학 학생 331명을 대상으로 ‘대학생의 생활 및 문화관광 활동 특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최근 이를 토대로 만든 정책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설문조사대상 대학생들의 82.5%가 타 지역에서 통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대상 학생 중 75.2%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통학하고 있고, 생활의 근거지를 천안에 두고 있는 학생은 17.5%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주민등록을 천안에 두고 있는 학생은 이들 중 63.8%에 그쳤다.



 이번 설문에는 제외됐지만 이들 대학의 교수들 또한 천안 거주율이 30% 미만일 것이라는 게 대다수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부 대학의 경우 교수 임용 시에 지역 거주를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임용 직전 천안에 주소를 옮겨두고 있다가 임용 이후 주소를 다시 서울로 옮기는 사례도 많다는 것이다.



절반이 “아는 관광지 독립기념관뿐”



지역 대학생 대부분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통학하다 보니 소비도 주로 거주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설문 조사에 응한 대학생들의 평균 한 달 용돈은 34만원 정도였다. 이중 주거비를 포함해 천안에서 지출하는 비용은 용돈의 59.5%에 그쳤다.



 유흥이나 문화여가 활동도 10번 중 4번만 천안에서 이루어지고, 그 장소도 대부분(53.7%) 학교근처에서 한정돼 도시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천안의 대표 관광지나 축제(모두 18개)를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알고 있다’고 답한 것은 독립기념관뿐이었다. 나머지는 4명 중 1명만이 겨우 알고 있었으며, 그나마도 방문한 경험은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자신이 천안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답한 대학생도 55.2%나 됐다.



 졸업 후에 천안에서 거주하거나 직장을 잡을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천안에서 거주를 할 생각이 있다’는 학생은 20.8%, ‘천안에서 직장을 잡을 생각이 있다’는 학생은 27.5%에 그쳤다. 절반 이상(50.6%) 학생들은 ‘서울에서 직장을 얻고 싶다’고 답했다.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대학



이번 정책 자료에서 두 책임연구원은 지역과 대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우선은 대학과 지역사회 연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대학이 가진 장점과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를 잘 결합해 실천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두 번째는 연대 방법을 다양화하고 강화하라는 것이다. 대학에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지금까지 지역과의 연대는 대부분 산업분야에 치우쳐져 있었던 게 사실이다. 사회 참여 등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은 부족했다.



 연구기능을 살린 연대, 교육기능을 살린 연대, 학교시설을 살린 연대, 대학생을 통한 연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세 번째는 조직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대학과 시민, 지방정부가 하나의 협의체를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지방정부와 대학은 정기적으로 인적자원을 교류하고 대학은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네 번째는 대학 스스로 지역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섯 번째는 대학뿐 아니라 지역의 기업도 지역사회 기여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과 기업의 연대 강화는 지역을 구성하는 주체들이 동반성장하고 지역 순환시스템을 강화하는 수단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책 자료를 낸 임준홍·고승희 책임연구원은 “대학은 지역에 있는 그 자체가 큰 힘이다. 대학의 교수들이 지역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 대안을 제시하고, 학생들이 미래의 인적자원으로 키워지고 지역에서 뿌리를 내릴 때 지역분권은 강화되고, 지역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과 상생하는 일본 대학



그렇다면 다른 나라 대학은 어떨까? 이번 정책동향 분석 자료에서 밝힌 일본 대학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본 대학은 법인화 현실 속에서 독자적인 경영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지역사회와의 연대강화다.



 일본의 지방정부 마다 지역과 협력하면서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교토시는 지역대학과의 연대를 위해 ‘대학컨소시엄교토’라는 재단법인을 설치하고 ‘대학도시 교토’를 목표로 ‘대학도시 교토21 플랜’을 책정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류코쿠대학은 Extension 센터에 종합창구를 설치해 강의, 세미나, 연구회 등을 운영하거나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쿠샤츠시는 기획부 기획조정과가 창구역할을 해 지역의 리츠메이칸 대학과 다양한 연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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