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빚 1조원 늘어도 ‘A’… 경기도 공기업 성과급 잔치

중앙일보 2011.05.13 01:45 종합 3면 지면보기
택지를 개발하고 아파트를 짓는 경기도시공사의 부채는 2008년 5조2644억원, 2009년 6조7159억원, 2010년 7조5217억원으로 매년 평균 1조원씩 늘고 있다.


적자 나도 ‘A’ … “경영 평가 의문”

이렇게 빚에 짓눌린 회사가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역대 최고액인 31억9515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 회사는 경기도가 실시한 경영평가(2009년 실적)에서 A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올해도 잔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평가(2010년 실적)에서도 A등급을 받아서다. 행정안전부의 최종 평가를 거쳐야 하지만 이 등급이 유지되면 임직원들은 지난해 못지않은 돈을 받을 수 있다.













 경기도 산하 일부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빚더미에 눌려 있는데도 최고경영자(CEO)와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수백%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도민들은 경영 성과에 대한 보상은 해야 하지만 빚이 많고, 적자에 허덕이는 공기업 임직원들이 과다한 성과급을 챙기는 것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올해 경기도가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한 산하 공기업·공공기관의 CEO 23명 전원은 성과급을 받게 된다. 12일 경기도가 이들 CEO(일부 기관의 경우 이사장과 원장)를 대상으로 한 경영평가 결과에 따르면 6명이 A등급(85~94점)을, 13명이 B등급(75~84점)을, 4명이 C등급(60~74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60점 아래인 D등급은 없었다. C등급 이상은 모두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기관장 성과급은 월 기본급 대비로 ▶A등급 360% ▶B등급 300% ▶C등급 150%다. 올해 경기도 산하기관 CEO에게 지급될 성과급은 총 4억7000만원이다.



 기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공기업의 우수 직원들도 100~200%의 성과급을 받는다. 올해 평가에서는 경기중기센터, 청소년 수련원, 디지털콘텐츠진흥원이 A등급을 받았다.



 문제는 빚이 많거나 적자가 쌓인 기업도 단지 한 해의 평가가 좋다는 이유로 많은 성과급을 받는다는 점이다. 신용보증재단은 지난해 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기관과 CEO 모두 A등급을 받았다.



경기영어마을은 지난해 46억원의 적자를 냈으면서도 CEO는 B등급을 받아 성과급을 챙기게 됐다. 경실련 경기도협회 박완기 사무처장은 “빚에 허덕이고 적자가 많은 공기업이 경영평가에서 어떻게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 의문”이라며 “경영평가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고, 이사회에서 성과급 규모를 최종 결정할 때 과다한 돈 잔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명선 정책기획관은 “부채 규모와 재무 실적 등 전반적인 경영상태를 고려해 성과급 지급률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정영진·유길용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