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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신 중국모델은 보시라이의 ‘레드 시티’ 충칭

중앙일보 2011.05.13 01:26 종합 12면 지면보기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 앞두고 차기 국정이념 부상



지난해 12월 6~8일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가운데)이 충칭을 찾아 이 도시의 개발모델을 시찰했다. 사진은 12월 6일 충칭시의 한 마을을 찾아 은퇴한 노인들의 양로 지원 현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뒤쪽 남성이 보시라이 충칭시 당위원회 서기. [신화통신 웹사이트]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7월 1일)을 앞두고 중국 내에서 ‘중국 모델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공산당이 지난 90년 동안 이뤄낸 건국과 개혁·개방의 성공 경험을 중국 모델론이라는 국가발전 이론으로 체계화하고 이를 통해 공산당의 업적을 부각시키고 있다. 내년에 실질적인 중국 최고지도자가 되는 시진핑(習近平·습근평) 정권의 국정 이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콩의 정치 소식통은 “공산당 창건 이후 90년의 역사를 중국식 성장·발전 모델로 집약해 미래 성장전략의 기본으로 삼겠다는 의도”라며 “공산당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싱가포르식 개발 모델’, ‘일본식 발전 모델’, 또는 ‘서구식 사회 모델’을 배제하고 중국의 길을 찾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중국 모델론은 3~4년 전부터 제3세계 국가들의 경제개발 모델로 떠오르며 중국과 서구 학자들 사이에 많은 논쟁을 낳았다.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들이 띄우기에 나서며 관심을 끌고 있다. 계기는 올 초 나온 『중국진감(中國震<64BC>·중국이 뒤흔든다)-문명형 국가의 굴기』라는 책이었다. 덩샤오핑(鄧小平·등소평)의 통역 출신 장웨이웨이(張維爲·장유위) 스위스 웹스터대 교수가 쓴 이 책에 대해 당 기관지들은 중국 모델론의 이론적 토대를 닦았다고 평가한다. 장 교수는 중국이 서구의 현대화 경험과 유구한 문명국가의 저력을 결합해 새로운 문명형 국가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중국의 발전 방식은 온건 개혁 모델로서 경제체제 개혁과 체제 내 점진적 정치 개혁을 골자로 한다. 정치 개혁의 가치는 경제 개혁과 민생 발전을 뒷받침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홍콩 언론은 공산당이 7월 1일 공산당 창건일에 맞춰 새로운 미래 발전전략으로 중국 모델론을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모델론의 모범은 충칭(重慶)시다. 충칭시는 2007년 12월 취임한 보시라이(薄熙來·박희래) 당서기의 주도로 경제 발전의 성과를 주택·교육 등 민생 부문으로 돌리고 1000만 농민을 도시 주민화하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2009년 ‘조직 폭력과의 전쟁’을 벌여 악명 높던 충칭시의 63개 범죄 조직원과 배후의 고위 공무원 등 3348명을 체포하는 등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조폭을 비호했던 원창(文强·문강) 충칭시 사법국장(검찰 최고위직)은 처형됐다. 또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 시대의 혁명정신을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붉은 혁명가’를 부르게 하고 4개월간 농촌 현장 체험을 하도록 독려하는 홍색문화 캠페인을 벌였다. 충칭시를 ‘레드 시티’(혁명 도시)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충칭이 『중국진감』에서 지적한 중국 모델의 특징과 성과들을 상징하는 모범으로 꼽히는 이유다.



 홍콩경제일보는 지난달 26일 “올 3월 양회(전인대·정협회의)를 전후해 정치국 상무위원 5명이 충칭을 방문해 충칭의 발전 모델을 극찬한 것은 충칭의 사례를 중국 모델론의 이론적 기초로 삼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 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권력서열 6위인 시 부주석은 지난해 12월 다른 상무위원 4명보다 앞서 충칭을 찾아 발전현황을 시찰했다. 이어 우방궈(吳邦國·오방국·2위) 전인대 상무위원장, 선전담당 리창춘(李長春·이장춘·5위) 상무위원, 허궈창(賀國强·하국강·8위)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공안·정보 담당 저우융캉(周永康·주영강·9위) 상무위원이 뒤따랐다.



 이들이 공산당 최고 의결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다수 파벌인 상하이방(장쩌민·江澤民·전 국가주석의 측근 그룹)과 태자당(공산당 혁명 원로들의 자제와 친인척) 출신이라는 점에서 중국 모델론의 이론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장 전 주석과 그의 오른팔 쩡칭훙(曾慶紅·증경홍) 전 국가부주석이 시진핑 시대를 이끌 국정 이념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보시라이=태자당(혁명 원로의 자제와 친인척)의 대표 주자. 중국 공산당의 8대 혁명 원로에 속하는 부친 보이보(薄一波·박일파)와 장인 구무(谷牧·곡목)가 모두 부총리를 역임했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홍위병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뿌리가 붉으면 곧은 싹이 나온다”는 혈통론을 강조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과 함께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이다. 랴오닝(遼東)성장과 국무원 상무부장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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