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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좌파’ 스트로스칸, 사르코지에 결투 청하나

중앙일보 2011.05.13 01:21 종합 16면 지면보기



프랑스 내년 4월 대선 1차투표





내년 4월 예정된 프랑스 대선은 이민자 아들과 ‘샴페인 좌파(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좌파)’의 대결이 유력해졌다. 헝가리 이민자의 아들인 니콜라 사르코지(56) 대통령과 부유한 사회주의자인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2·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각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 대변인인 프랑수아 바루앵 국세·예산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내년 4월 22일과 5월 6일에 대선 1차 투표와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에서는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를 놓고 결선을 치른다.



 우파 진영에서는 현직 대통령인 사르코지가 가장 강력한 후보다. 제1 야당인 사회당에서는 스트로스칸이 유력하다. 그는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측근들은 다음 달 중 그가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로스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후반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대중적 인기 면에서 사르코지를 앞서고 있다. 사르코지에 대한 최근 지지도는 20% 초반까지 떨어졌다. 여론조사에서는 사르코지가 스트로스칸과 결선에서 맞붙을 경우 20%포인트가량의 차로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회당은 스트로스칸을 앞세워 17년 만의 정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마르탱 오브리(61) 사회당수는 스트로스칸이 출마 결심을 굳히면 당내 후보 경선에도 참여하지 않고 그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여론조사를 보면 스트로스칸의 당선은 ‘따놓은 당상’처럼 보이지만 최근 그에게 큰 장애물이 등장했다. ‘샴페인 사회주의자’라는 꼬리표가 붙은 것이다. 프랑스 언론들은 지난 5일 그가 독일산 고급 승용차 포르셰 파나메라에 방송 진행자 출신의 부인과 함께 타는 장면을 포착해 보도했다. 이 차가 프랑스에서 12만 유로(1억8000만원)에 팔리고 있다는 내용까지 전했다. 차를 탄 곳은 파리 도심에 있는 자신의 호화 아파트 앞이었다. 이 집의 값은 400만 유로(6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이후 스트로스칸이 지인의 차를 잠시 탔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의 재산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줄지 않고 있다. 그는 프랑스와 모로코에 총 3채의 집을 갖고 있다.



 유대인 회계사의 아들로 태어난 스트로스칸은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다. 세 번째 배우자인 그의 부인도 예술품 중개상인 조부로부터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았다. 반면 이민자의 아들인 사르코지는 부모의 덕을 보지 못하고 변호사로 자수성가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좌우 진영의 대선 후보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파리고등상업학교와 파리정치대학을 졸업하고 국립행정학교(ENA) 등에서 교수로 재직한 경제학자다. 2007년 프랑스 대선 때 사회당 후보 경선에서 세골렌 루아얄 후보에게 패배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2007년 11월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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