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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화·정’ 뜨고 IT 지고 … 그룹주 펀드 업종따라 명암

중앙일보 2011.05.13 00:29 경제 12면 지면보기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그룹주 펀드 시장에서 전통의 강자였던 삼성그룹주 펀드가 비실대고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올 들어 9일까지 315억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반면 시장 주도주인 자동차와 화학·정유주의 가파른 상승세에 현대그룹주와 LG·SK그룹을 편입한 다른 그룹주 펀드는 강세를 보이며 올해만 152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그룹주 펀드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10대 그룹 시가총액과 주가 등락률만 살펴봐도 삼성그룹주의 부진은 한눈에 들어온다. 9일 종가 기준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12조5381억원 줄었다. 그룹 전체 평균 주가도 7.74% 하락했다. 계열사인 크레듀(-42.51%)와 삼성전기우선주(-28.23%)는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 중 하나였다.



 반면 현대차그룹과 LG·SK그룹은 자동차와 화학·정유주 고공행진의 덕을 봤다. 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34조4977억원 늘었다. 현대비앤지스틸우선주(695.18%)를 비롯, 현대비앤지스틸(91.56%)과 현대하이스코(76.34%)·기아차(47.23%) 등 계열사의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며 시가총액과 평균 주가를 모두 끌어올렸다. LG그룹(5조4896억원)과 SK(4조7191억원)그룹의 시가총액도 늘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삼성을 뺀 다른 그룹주 펀드는 올 들어 9.4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5.54%)의 성과를 웃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에 머문 삼성그룹주 펀드(-3.21%)와의 격차는 더욱 크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대신GIANT현대차그룹 상장지수’ 펀드가 올해 30.09%의 수익을 냈다. 이 펀드는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등 현대차 계열사에 주로 투자한다. 올해 17.82%의 수익률을 기록한 ‘현대현대그룹플러스’는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현대미포조선 등 범현대그룹을 포함한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내면서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14.36%)과 ‘미래에셋맵스5대그룹주’(10.13%) 펀드 등 주요 대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순항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삼성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정보기술(IT) 분야의 업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삼성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동차와 정유주가 시장을 이끌면서 수익률 차가 커졌다”며 “그룹주 펀드는 그룹의 성격과 업황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큰 만큼 업종 전망 등을 잘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룹주 펀드는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투자하는 펀드다. 시가총액 상위 주식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 기업을 주로 편입해 요즘처럼 대기업이 승승장구할 때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업종 대표주 프리미엄으로 일반적으로 주가가 내릴 때 다른 종목에 비해 낙폭이 작은 데다 기관과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인 만큼 수급이 양호한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편입 기업 수가 많지 않아 개별 기업 리스크가 일반 펀드에 비해 크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최근에는 삼성과 현대차·LG·SK그룹 등에 특정 그룹 위주로 투자하는 펀드에다 ‘대표 그룹주’ 등으로 대한민국 대표 기업과 지주회사를 편입하는 펀드까지 범위도 넓어졌다. 실적 우량주에 투자하는 블루칩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할 수도 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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