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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구족화가 뒤엔 남편이 …

중앙일보 2011.05.13 00:07 종합 31면 지면보기



‘손 사진’대상 김성애씨 부부



대한류마티스학회 주최 ‘희망애(愛) 손사진 전시회’에서 대상을 받은 구족화가 김성애(오른쪽)씨와 남편 강제영씨.



섬섬옥수(纖纖玉手)는 아니다. 평생을 괴롭힌 병(류마티스성 관절염) 때문에 심하게 뒤틀리고 구부러져 남들처럼 활짝 펼 수도 없는 손이다. 손 대신 입이나 발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口足)화가 김성애(64)씨의 그런 손이 12일 대한류마티스학회 주최 ‘희망애(愛) 손 사진 전시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번 전시회는 고통받는 환자와 이들을 돕는 가족들을 위로하고, 병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격려하는 취지로 2008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심사위원인 대한류마티스학회 송영욱 이사장(서울대 병원 류마티스 내과 교수)은 “대상을 받은 김씨의 손은 관절염 환자의 손이라기보다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행복한 여자의 손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씨의 손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에서 중증이다. 밥 한술 뜰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58세에 결혼한 두 살 연하의 남편 강제영(62)씨가 그의 손이 되어준다. 강씨는 기타를 가르치는 강사 일을 하면서 아내를 위해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든다.



 김씨의 손이 병마로 뒤틀리게 된 것은 20대 초반. 그는 “여고 졸업 뒤 취직을 했으나 몸이 아파 출근을 못하는 날이 잦아지고, 멀쩡했던 손이 구부러졌다”고 말했다. 통증이 심해지면서 진통제에 의존해 살아야 했다. 김씨는 “40대 중반 그림 그리는 꿈을 꾼 뒤 화가가 돼 통증을 이기며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도 붓을 물고 한달에 2∼3점(10호 기준)을 그리는 등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그림은 독일의 세계구족화가협회로 보내져 카드·달력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그는 “남편이 없었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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