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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정글 속으로 …” 한국 용병 12명 쓰촨 출동

중앙일보 2011.05.13 00:04 종합 32면 지면보기



에이스급, 중국 바둑리그 대거 참여



한국의 에이스들이 대거 중국 갑조리그와 을조리그로 몰려가 한국바둑은 개점 휴업 상태다. 사진은 을조리그 광저우팀 이창호 9단(왼쪽)과 항저우 팀 백홍석 8단의 주장전. 승리한 이창호는 4승1패, 패배한 백홍석은 3승2패를 기록했다. 강동윤 9단(4승1패), 허영호 8단(1승3패), 조한승 9단(1승) 등이 올해 새로 중국리그에 참가했다. [한국기원 제공]





이창호 9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리그(을조)에 나타났다. 중국리그 초창기, 이창호는 중국리그 갑조리그에서 활동하다가 스스로 접었다. 한국 쪽에서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해졌고 결국 정상급 기사들은 한국기원과 사전 협의를 거쳐 중국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도 만들어졌다.



이 소란 속에서 이창호 9단은 스스로 중국리그와의 관계를 청산했다가 8년 만인 지난해 을조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을조리그는 권위는 떨어지지만 1년 내 끄는 갑조리그와 달리 짧은 기간에 일정을 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5~15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을조리그엔 광저우 동호기원 팀 주장을 맡은 이창호 9단 외에도 원성진 9단, 강동윤 9단, 허영호 8단, 윤준상 8단, 백홍석 8단, 이원영 2단 등 8명의 한국기사가 참여했다. 신예 이원영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바둑 상위 랭커들로 중국 현지 언론은 이들을 ‘한국 8대 용병’이라 부른다.











을조리그는 16팀 중 2팀이 내년 갑조로 승급한다. 한국의 강자 들은 주로 주장을 맡기에 한국선수끼리 대국하는 일이 많다. 11일엔 이창호 대 백홍석(이창호 승리), 강동윤 대 원성진 (강동윤 승리) 전이 벌어졌다.



 메이저 리그 격인 갑조리그는 12팀이 연중 리그를 벌인다. 한국기사로는 시안 팀의 최철한 9단과 다롄의 이영구 9단이 계속 활동 중이고 조한승(랴오닝 각화도) 9단과 홍성지 8단(중핑 능화그룹)은 올해 처음 참여했다. 2011 갑조리그는 지난 7~9일 충칭(重慶)에서 개막됐고 14일엔 세 번째 대국이 치러진다.



중국리그는 조건만 맞으면 선수의 국적을 묻지 않는다. 대국료도 연봉 개념이며 몸값은 10대1 이상 차이가 난다. 외국 기사는 참가 불가, 선수들 상금은 모두 비슷한 한국리그와는 크게 다르다. 적어도 바둑리그만 보면 한국이 사회주의, 중국이 자본주의로 비춰진다.



신흥 중국바둑을 맛보고 돈도 번다는 점에서 한국기사들은 중국리그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번 쓰촨성에선 음식 때문에 모두 악전고투 중이라는 소식이다.



 ◆얼마나 받나=자신감 넘치는 이세돌 9단이 과거 ‘10-0 계약’을 하는 바람에 한국기사에겐 이 방식이 유행이다. 이기면 판당 10만 위안(1500만원), 지면 0의 계약인데 최철한 9단은 ‘7-0’(이기면 7만 위안, 지면 0), 이영구 9단은 ‘4-1’, 조한승 9단 5-0, 홍성지 8단 4-0 의 계약이다. 중국 측은 을조리그의 이창호 9단에겐 좀 더 젊잖은(?) 방식으로 대우했다. 이 9단은 승패 관계 없이 7판에 30만 위안을 받는다.



원성진·강동윤은 5-0, 허영호·윤준상은 4-0, 프로 2년 차인 이원영은 이기면 1만 위안, 지면 제로인 1-0 계약을 했다. 경비는 중국이 부담한다.



지난해부터 중국리그에 참가 중인 이원영은 “돈은 관계 없다. 신흥 강자들이 우글거리는 중국바둑을 피부로 접하는 것도 중요한 훈련이라고 생각했다. 중국리그는 속기가 아니고 제한시간도 세계대회에 맞춰 2시간 반이다”고 말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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