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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키고 에너지 아끼는 나라가 자자손손 행복”

중앙일보 2011.05.12 03:26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복지 천국, 환경 왕국의 여왕 마르그레테 2세를 만나다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 2007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다. [중앙포토]



국민 소득에서 세금으로 걷어가는 돈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행복도 조사에서 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톱3에 드는 나라(2010년 GDP 대비 세금비율 48.2%, 한국은 26.8%).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 뛰어난 녹색 나라. 한반도 4분의 1 크기의 작은 나라지만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복지 대국을 이룬 나라. 개인의 능력보다는 협동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 부모가 “우리 애가 대학에 간다고 할까 봐 걱정이에요. 벽돌 쌓는 데 재능이 있거든요”라고 말하는 나라(많이 벌면 누진세가 붙기 때문에 의사와 벽돌공이 집에 가져 가는 돈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한민국 새마을운동의 모델이 된 나라. 장관도 자전거로 출근하는 나라. 동화 『인어공주』를 쓴 안데르센의 나라. 바로 ‘덴마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코펜하겐=임윤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덴마크 국빈 방문(11~12일)에 맞춰 최근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를 만났다. 코펜하겐 로코코풍의 우아한 궁전 아말리엔보르(Amalienborg) 궁. 여왕의 겨울 궁전이다. 2층 접견실로 들어서자 빨간 진사 도자기가 눈에 띄었다. 이내 황금테를 두른 문이 열리며 여왕 마르그레테 2세와 부군 헨리크공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키 180cm에 71세인 여왕은 환한 음성으로 “천정이 높아 말소리가 울리니 가까이 앉으라”고 권했다. 덕분에 인터뷰는 여왕 아주 가까이서 이뤄졌다.



-덴마크는 복지가 잘 돼 있고,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매우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요즘 여왕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매일 나의 국가를 섬기는 것이다. 나는 나라를 섬기는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행복으로 여긴다. 또한 나는 나의 가족, 나의 남편과 두 아들, 며느리, 그리고 손자들로 인해 행복하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아이들을 가장 행복하게 키우는 교육으로 유명하다. 어린이들에게 환경보호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는가.



 “어린이들에게 환경보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가르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이와 함께 우리 후손들에게 지속성장이 가능한 방법도 가르치고 있다. 행복은 일회성이어서는 안 된다. 지속가능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환경을 지키고, 에너지를 아끼며, 협동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덴마크는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무상교육이다. 덴마크 교육의 핵심은 초등학교 9년 교과 과정으로, 이 기간 중 아이들은 거의 무한대로 즐기며 논다. 그야말로 학교가 놀이터다. 학생들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곳이 학교”라고 말할 정도다. 시험은 8학년과 9학년에 딱 1차례씩만 치른다. 이때 성적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한 자료로 쓰인다. 덴마크 초등생들은 놀면서 협동을 배운다. 숙제도 거의 없지만 있어도 대부분 그룹 과제이며, 평가 또한 개인이 아닌 그룹에 대해 한다. 덴마크는 자신의 나라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놀면서 터득한 서로에 대한 존중과 관용, 스스로 일어서는 독립성,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새롭게 만들 줄 아는 창의성, 함께 도와야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협동성 등을 꼽는다.)



-작은 나라인 덴마크가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화석연료는 가까운 미래에 소모될 것이다. 전 지구가 이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작은 나라지만 바다에 둘러 쌓여 있고 바람이 많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바람을 이용해 재생에너지를 만들려고 했다. 우리나라엔 맑은 날씨가 드물다. 햇빛이 귀하다. 그래서 더욱 바람을 중요한 에너지 원천(풍력에너지원)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줄 안다.”(덴마크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30%를 풍력에너지로 얻고 있다.)



-덴마크 국민은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잘 따르고, 환경 이슈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 이유는 뭔가.



 “덴마크는 오랜 기간 농업기반 국가였다. 녹지와 깨끗한 농경지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오일쇼크로 에너지와 환경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지난 60~70년 동안 산업국가로 빠르게 발전했지만, 새로운 과학기술이 환경을 너무 오염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었다.”



-한국은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는가.



 “2007년 한국을 방문했다. 정이 많은 나라다. 바쁘고 다이내믹한 나라라는 느낌도 들었다. 산과 고궁이 아름다웠고, 사람은 따뜻했다. 음식은 맛깔스러웠으며, 특히 김치와 불고기가 인상적이었다. 다시 가보고 싶다.” (덴마크에는 산이 없다. 가장 높은 곳이 해발 147m이다.) 



마르그레테 2세=덴마크의 여왕. 1972년 1월 14일 즉위했다. 60∼61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선사고고학, 61∼62년 덴마크 오르후스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이어 63년 프랑스 소르본대, 65년 런던정경대에서도 배웠다. 67년 프랑스인인 헨리크(Henrik)공과 결혼, 장남 프레데리크(43)와 차남 요아킴(42)을 두고 있다. 프레데리크 왕세자와 메리 왕세자빈은 올해 1월 남녀 쌍둥이를 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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