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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부국장, 1억 수뢰 혐의 구속

중앙일보 2011.05.12 01:49 종합 4면 지면보기
평균 연봉 9000만원에 퇴직 후 금융회사 감사로 취업하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게 금융감독원 직원들이다. 이런 금감원 직원들이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들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거나 그랜저 승용차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실 대출 묵인 대가,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에게 받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1일 뇌물수수 혐의로 금감원 부국장급(2급) 간부 이모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9년 3월 검사반장으로 부산저축은행 검사를 총괄하면서 박연호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고 검사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부실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사에서 2000억원대의 자산건전성 부당 분류를 적발하지 않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도 부실 검사해 감사원으로부터 문책을 요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특히 검사 과정에서 부산저축은행그룹이 PF 대출을 통해 수익금의 최대 90%까지 배당받는 ‘투기 사업’을 해온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제시했다.



 각종 비리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거나 기소된 금감원 전·현직 간부는 지금까지 12명에 달한다. 그러나 ‘부실검사’와 직접 관련된 비리 혐의로 구속된 것은 이씨가 처음이다. 검찰은 이씨를 지난 9일 체포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1일 영장실질심사를 시작한 지 두 시간여 만에 영장을 발부했다.



 광주지검 특수부도 보해저축은행 오모 대표(구속)가 지난해 10월 금감원 부국장(2급)인 정모(구속)씨에게 저축은행의 부실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그랜저 승용차를 사준 사실을 밝혀내고 추가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오 대표에게 먼저 “차를 사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오 대표가 “먼저 차를 사면 나중에 돈을 주겠다”고 말하자 자신의 돈으로 그랜저 승용차를 구입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후 오 대표로부터 승용차 구입비 명목으로 현금 41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말했다.



 검찰은 또 보해저축은행이 법인차량으로 사용하던 그랜저 승용차(1500만원 상당)를 요구해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금융감독원 검사역(3급) 김모(43)씨를 이날 체포했다. 김씨는 보해저축은행과 부산저축은행에 검사를 나가면서 법인차량의 자동차 보험과 직원들의 단체 상해보험을 자신의 아내가 근무하는 보험회사로 옮겨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광주=유지호·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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