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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피아 수사에 ‘중수부 명운’ 건 검찰

중앙일보 2011.05.12 01:41 종합 4면 지면보기



대검 중수부, 금감원 정조준 배경





대검 중수부가 11일 ‘금융 검찰’로 불리는 금융감독원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당초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전날인 지난 2월 16일 은행 마감시간 이후에 돈을 찾은 VIP 예금주 등에 국한돼 있던 부정 인출 수사 대상을 1월 25일 이후 5000만원 이상 인출자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전격적으로 밝힌 것이다. 한 대검 관계자는 이날 “검찰권력의 핵이 금융권력의 본부를 공습하는 양상”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속내를 들여다보면 검찰의 이번 강공 드라이브는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수부 수사팀은 이번 수사에 조직의 명운이 걸려 있다고 인식하는 분위기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추진 중인 중수부 수사 기능 폐지를 막기 위해선 중수부가 왜 존치돼야 하는지를 실제 수사로 보여줘야 하는데 이번이 그 기회라는 것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 초기부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피해자들의 대부분이 수십 년간 한 푼 두 푼 모아서 저축은행에 맡긴 서민들이란 점에서 박연호(61·구속기소) 회장 등 대주주·경영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지난 4일엔 이명박 대통령이 금감원을 방문해 간부들을 질타하며 “제도와 관행을 바꾸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또 ‘금피아(금감원+마피아)’란 말이 나올 정도로 금융당국에 대해 악화된 여론을 감안해 검찰이 강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금융당국 TF팀에서 세운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방침이 금감원 관계자나 정치인 등을 통해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층 등의 개입 의혹이 확인될 경우 금융당국은 치명상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이미 수천억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검사,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금감원 수석검사역 이모(52)씨 등 세 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한 명에 대해선 검거에 나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9일 금감원의 감독 권한을 분산하는 내용의 개혁방안을 일축하는 발언을 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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