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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써, 이것만 지우면 돼” 교사가 학생 불러 답안 조작

중앙일보 2011.05.12 01:00 종합 22면 지면보기



경기도 고교 동영상 공개
학생들 반발 … 교육청 감사



지난 6일 경기지역 A고교 3학년 교실에서 홍모 교사가 학생들에게 중간고사 답안지를 보여주며 답안을 확인시키는 장면. [서울신문 제공]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불러 중간고사 답안지의 답을 수정하도록 지시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성적 조작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다. 중간고사 시험 성적은 내신 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기도 A고교 국어 담당인 홍모 교사는 지난 6일 오후 수업을 하던 중 다른 반 학생 4명을 교실로 불렀다. 이후 중간고사 문법 과목 시험 답안지의 일부 답안을 수정하도록 했다. 이 같은 모습은 한 학생이 촬영한 영상에 그대로 담겨 있다. 영상 속에는 홍 교사가 학생들에게 “이걸 거꾸로 해야지. 애들 다 거꾸로 했는데 왜 너만 그렇게 했니”라고 하거나, “(답안지를 가리키며) 너, 이게 맞는 거야, 이게. 여기 사이에다 다시 써” “많이 고쳐야 된다. 이것만 지우면 되잖아”라며 일일이 답안 수정을 지시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동영상에 대해 A고교 측은 “학교 자체조사 결과 홍 교사가 몇몇 학생을 불러 최근 실시한 중간고사 답안지를 일부 수정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또 “홍 교사는 학생들의 답이 유사답안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어서 보다 명확한 정답 처리를 위해 수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학생들의 답안을 수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이 동영상이 공개되자 학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홍 교사가 답안을 고쳐준 학생들은 성적이 좋은 학생들로 편성된 반 소속 이다. 이 학교는 10여 년 전부터 교육청이 금지하고 있는 ‘우열반’을 편성해 운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학교는 3학년 인문계 6개 반 가운데 1~3반은 상위권 성적 학생, 4~6반은 하위권 성적 학생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동영상이 공개되자 경기도교육청은 A고교에 감사팀을 파견했다. 11일 이 학교에 대한 조사를 한 경기도교육청 조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성적 처리 과정에서 일부 잘못이 확인됐다”며 “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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