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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의 투자 ABC] 한국 증시가 당분간 글로벌 시장의 방향타

중앙일보 2011.05.12 00:29 경제 10면 지면보기
기술적 분석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이번에는 기술적 분석의 세 가지 보물(패턴·추세·상대강도) 중에서 ‘상대강도’에 대해 알아보자.


기술적 분석 시즌4 ‘상대강도’

 세계를 떠다니는 뭉칫돈들은 어딘가로 몰려가 붐(boom)을 만든다. 1970년대는 금·석유 같은 원자재, 80년대는 일본 증시, 90년대 중반까지는 이머징 마켓 그리고 90년대 중반 이후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잭팟’이 터졌다.



상대강도는 쉽게 말해 뭉칫돈이 한곳에 몰리면서 자산 간에 나타나는 상대적인 수익률을 뜻한다. 상대적 수익률의 갭이 줄어드는 과정을 이해하면 시장의 추이를 예측할 수 있다. 중기·단기 관점에서 이를 풀어보자.



중기적으로 보면 세계 주요 증시는 양적완화가 시작된 2009년 3월 바닥을 찍는다. 그러나 한국과 아시아 이머징마켓은 이보다 5개월 먼저 저점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유는 중국이 돈을 풀었기 때문이다. 신용위기로 경기가 악화되던 2008년 하반기에도 중국은 계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예년보다 두 배나 큰 규모였다. 여기에 신규대출도 늘고, 통화량도 증가시켜 돈이 마구 풀렸다.



중요한 것은 당시 중국인들이 풀린 돈으로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점이다. 부동산 개발 붐과 함께 부동산 가격이 오르자 철강·건축자재·화학 업종이 혜택을 봤다. 시차를 두고 소비재 수요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이 비싼 자동차를 몇 대씩 소유하고, 루이뷔통, 샤넬 가방을 쉽게 사는 이유도 바로 부동산 개발 붐 때문이었다.



 중국이 30개월 전에 돈을 풀면서 부동산이 오르고 그 여파가 계속 소비재 수요 증대로 연결되고 있다면 증시의 중기적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도 중국의 부동산 시세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중기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중국 부동산 시세가 하락하는 신호가 나타나야 증시 상승세의 마감을 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다르다. 단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코스피지수가 많이 올라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1~2월은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부작용에다 중동의 정치불안이 겹쳐 증시에 불안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이 본원통화를 늘리게 됐다. 이는 엔캐리트레이드의 배경이 된다. 일본은 앞으로도 돈을 풀어야 한다. 미국·유럽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점차 금리를 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엔화를 차입해 다른 나라의 자산을 매입(엔캐리트레이드)하는 것이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다.



일본이 돈을 풀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한국 증시 상승률이 1등이다.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상대강도 측면에서 가장 많이 오른 자산이 한국 증시라는 얘기다. 단기적으로는 한국 증시를 앞서는 선행지표는 없다. 따라서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과 수급·그래프 등을 잘 분석하면 다른 글로벌 투자자산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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