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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국 통화에 동시 투자 … ‘한국판 와타나베 부인’ 는다

중앙일보 2011.05.12 00:29 경제 10면 지면보기
주부 박모(35)씨는 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가 오를 것에 대비한 상품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파생결합증권(DLS)이나 위안화 표시 채권인 딤섬 본드에 투자하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최근 각국 외환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박씨처럼 외화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투자 대상도 브라질 채권과 딤섬 본드 등 해당국 통화로 발행되는 채권 등으로 넓어졌다.



 한국판 와타나베 부인도 늘어나고 있다. 와타나베 부인처럼 2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 팔면서 환차익과 금리 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환투자 방식인 외환(FX) 마진 거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증권사마다 FX 마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거래 규모가 지난해 1월 268억 달러에서 올 3월 567억 달러로 배 이상 늘었다.













 해외 통화에 투자할 때 중요한 것은 외화의 흐름을 꼼꼼히 읽는 것이다. 돈의 움직임에 따라 환율이 오르내리는 만큼 그 방향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 약세를 보였던 미국 달러는 점진적으로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2차 양적 완화 정책이 종료되는 6월 말이 달러 가치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상품 가격의 하락도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달러화 반등은 적어도 6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는 약세 쪽에 무게가 실린다. 대지진 이후 일본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지만 유로화는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장춘하 연구원은 “재정위기를 겪는 국가들이 유로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이 33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의지를 내비쳐 유로화 가치는 당분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부딪힌 신흥국은 통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외화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통화 선물은 외화에 투자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특정 통화를 미래 시점에 약속한 가격에 사는 것으로 외화 강세나 약세 전망에 따라 선물을 사고팔아 이익을 낸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선뜻 투자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거래에 필요한 증거금 액수와 거래 단위가 큰 데다 만기가 있기 때문이다. 거래 규모가 커지고 있는 FX 마진 거래는 통화 선물에 비해 증거금이 적은 데다 만기일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해외 펀드나 외화 예금에 투자하면서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환노출형 상품 투자는 간접적인 외화 투자로, 투자 자산의 수익에 더해 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 이익을 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주목받는 딤섬 본드나 브라질 국채처럼 해당국 통화로 발행된 채권에 투자하거나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환노출 상품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도 있다. 위안화 절상에 대비한 DLS가 대표적인 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수익을 내는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통화선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좀 더 쉬운 투자법이다. ETF는 펀드지만 주식처럼 상장돼 있다. 기존의 주식 계좌를 이용해 투자할 수 있고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다. 선물 등에 비해 거래 단위가 작은 데다 만기가 없고 소액으로 적립식 투자도 가능하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상품은 ‘KOSEF미국달러선물ETF’와 ‘미국달러인버스ETF’다. KOSEF미국달러선물ETF는 달러가 강세일수록 투자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반대로 미국달러인버스ETF는 원화 강세에서 투자 이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장춘하 연구원은 “외화 투자는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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