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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승부처 개막

중앙일보 2011.05.12 00:06 경제 15면 지면보기
<준결승 2국>

○·박정환 9단 ●·허영호 8단











제10보(104~113)=전보 마지막 수인 흑▲는 “(상변이) 몽땅 죽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흑▲는 진정 개운한 수다. 백△ 두 점을 잡아 시한폭탄을 제거했고(이 두 점이 준동하면 상변 흑 대마가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우하 일대의 흑집을 키웠다. 우하 흑집만 줄 잡아 60여 집. 따라서 백이 A에 둬 일부만 잡는 것은 걱정거리가 안 된다. 문제는 상변이 전멸하는 것인데 허영호는 다 죽지는 않는다고 천명한 것이다. 그 점에서 흑▲는 강렬한 승부수다.



 반대 입장에 선 박정환 9단은 똑같은 생각을 한다. 계산서는 뻔하다. A로 절반 잡는 것은 안 된다. 박정환의 손이 104로 향한다. 칼에는 칼로 맞서는 수. 성패를 떠나 ‘몽땅 잡기’에 승부를 걸었다. 이 대목에서 ‘참고도 1’처럼 두는 것은 자살 행위다. 흑1엔 백2. 수상전은 흑이 이기지만 흑 대마는 넉 점을 잡고 죽는다. ‘참고도 2’는 더더욱 안 되는 수.



 허영호는 예상대로 105로 끊어 탈출을 모색한다. 탈출 자체는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 “궁할 때는 상대에게 기대라”는 격언대로 이렇게 몸을 비비다 보면 포위망에도 균열이 생기고 그 틈새에서 수가 발생하게 된다. 113까지 외길인데 여기서 어렵다. 백엔 포위와 동시에 수의 여지를 봉쇄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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