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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체험활동에 동참하는 엄마들

중앙일보 2011.05.10 03:30 5면 지면보기
자녀의 체험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자녀가 체험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선다. 비교과 활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입학사정관 전형의 확대로 공부에 대한 부모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어떤 교육효과가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 시민기자이자 자원봉사자로 함께 뛰고 있는 두 엄마와 딸을 만났다. 이들은 “동료이자 동반자로서 서로 생각을 나누며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복지관서 함께 자원봉사
청소년미디어센터 강좌 동행

글=박정식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엄마가 솔선수범하며 자녀 진로 계발









정지혜(왼쪽)씨가 딸 조현정(오른쪽)양이 입학해 활동하고 있는 서울 문화고 방송반에서 진로계발 활동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최명헌 기자]







정지혜(47·여·서울시 중계동)씨와 딸 조현정(서울 문화고 1)양은 실과 바늘과 같다. 휴일에 정씨가 중계사회복지관에서 성인 봉사단원들과 봉사를 할 때면, 조양은 곁에서 활동을 사진과 영상에 담는다. 관공서의 기록물로 만드는 봉사다. 조양이 중2 때 서울시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 기기를 다루는 법을 배우고 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부터 시작된 일이다.



 이 보다 1년 앞서 정씨는 시민 리포터로 활동했다. 당시 초·중생 아들·딸을 데리고 서울시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다가 청소년 체험활동 정보를 알려주는 웹사이트 ‘유스내비’를 알게 됐다. 맘애포터(‘맘’과 ‘리포터’의 조합어)를 모집한다는 유스내비의 첫 모집공고를 보고 자원했다. 맘애포터는 부모의 관점에서 다양한 청소년 체험활동에 대한 후기를 사이트에 올려, 학생과 학부모에게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주부 모니터단이다. 그는 “미디어 활동이 진로계발에도 도움을 줄거라 생각해, 딸에게도 학생기자 활동을 권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서울시자원봉사자센터에서 기획봉사단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여러 주제를 정해 팀별로 봉사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한다. 주제가 폐품 재활용이면 페트병으로 미아 방지용 목걸이를 만드는 식이다. 정부기관이 주최하는 각종 기념식에도 참여한다. 행정안전부 사이트에서 행사 일정을 찾아보고 자녀들과 관중으로 참석한다. 애국심과 국가관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는 “부모가 먼저 생각을 바꿔야 자녀의 행동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자식을 대신해 봉사점수를 받아주거나 활동에 참여하라고 잔소리를 하면 안돼요. 부모가 솔선수범하며 함께 활동하면 공감대가 이뤄져 자녀의 인성발달에도 도움을 주게 됩니다.”



 엄마의 열정 덕분에 조양은 어엿한 사진·영상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 청소년미디어센터 방송동아리, 사회복지관, 서울시기획봉사단 등에서 엄마와 함께 체험·봉사활동을 하며 실력을 키우고 있다. 조양은 “나를 잘 아는 엄마가 경험에서 얻은 조언을 해줘 활동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며 “체험활동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PD가 돼 휴먼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함께 한 체험활동이 생각하는 힘 키워줘



오경아(44·여·서울시 중계동)씨도 지난해부터 딸 박솔(서울 중원중 1)양과 함께 미디어 체험활동에 나서고 있다. 오씨는 미디어 교육사이자 인터넷중독 예방과 폭력예방 교육강사로 활동 중이다. 박양은 서울시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방송동아리 ‘두담’의 회원이 돼 학생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오씨는 2년 전 한국언론재단 프로그램을 수료한 뒤 미디어 교육사로 활동했다. 미디어 교육사는 미디어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올바른 활용법을 공부해 학교·기업·시민단체 등에서 이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오씨는 주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을 진행했다. 그는 “당시 초등 6학년 딸을 미디어센터가 마련한 아나운서 체험활동에 데려간 것이 계기”라고 회상했다. 이후 박양은 센터 내 미디어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오씨도 센터의 맘애포터가 됐다. 최근엔 센터가 마련한 인터넷중독예방 프로그램에 참여, 예방활동 교육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박양도 올해부터 그런 엄마 곁에서 강의자료 만들기를 도와준다. 정씨는 “사진자료를 선택할 때 딸이 나서서 추천한다”며 “학생의 시각에서 조언을 해줘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양은 올해 중학생이 되면서 방송카메라를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다. 주말엔 여러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미디어센터에 모여 촬영 연습에 한창이다. 최근엔 방송 동아리 교사에게 조언을 구하며 학교 폭력문화를 고발하는 영상뉴스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박양은 “엄마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이젠 엄마를 모델이자 경쟁자로 삼아 실력을 키우려고 더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떤 영상물을 만들까 엄마와 함께 아이디어를 상상할 때가 가장 즐거워요.”

정지혜·오경아씨의 ‘자녀와 함께 체험활동 이렇게’



● 자녀가 잘하고 좋아하는 활동을 검색해 목록을 짠 뒤, 함께논의한다. 어떤 활동이 진로·진학·특기계발에 어떻게도움이 되는지 얘기해준다.



● 자녀가 체험활동에서 배운 경험과 지식을 봉사·독서·창의적체험 등 자신의 다른 활동에 적용해 활용하도록 권장한다.



● 자녀가 체험활동에서 배운 지식으로친구의 활동에 도움을 주거나 일상의 문제를 개선하는 경험을 갖도록 격려한다.



● 체험활동을 경험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녀가 주도하며 이끌어가도록 관점을 잡아주고 자신감을 북돋아준다.



● 자녀가 체험활동을 같이하는 다른 학교의 선·후배 학생과 어울리며 자주 대화하고 생각을 나누도록 유도한다.



● 체험활동 뒤엔 엄마와 자녀가 서로의 느낌을 나누는 대화를 하며 소감과 경험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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