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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피아 민심’ 들끓고 있는데 … 김석동 “금감원 흔들지 마라”

중앙일보 2011.05.10 01:24 종합 1면 지면보기



김 위원장 ‘금피아’ 개혁에 반기
총리실 ‘금융감독혁신 TF’ 뜬 날
“감독권 아무에게나 주는 게 아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9일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쇄신 방향에 반기를 든 듯한 발언을 했다. ‘금융감독원을 흔들면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이날 출범한 ‘금융감독혁신 범정부 TF’는 시작부터 파란에 휩싸이게 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금감원의 검사 행태나 직원 문책에 비중을 둬야지 감독체계 자체를 바꾸는 문제까지 건드리면 답을 못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검사형태나 인력·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는 것”이라며 “직원 윤리나 재취업과 같은 문제도 혁신의 대상”이라고 했다. 이는 금감원이 행사하는 과도한 권력을 줄이거나 나눠야 한다는 지적을 반박한 것이다.



 그는 “내가 4개 감독기관을 통합해 현행 감독원을 출범시킨 장본인”이라며 “통합할 때 여러 사람이 반대했는데 그동안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고 말했다. “감독권은 공권력적인 행정작용인데 그냥 아무 기관에나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행정권의 배분은 헌법에 따른 것이며, (금융감독권 재조정은) 헌법의 대원칙을 훼손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 고도 했다.











 반관반민(半官半民)인 금감원의 감독권 분산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금감원은 인력이 없지만 예금보험공사는 인력이 있으므로 부실이 우려되는 저축은행에 공동검사를 맡기겠다”며 “필요하면 한국은행이나 민간 회계법인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두 현행법 테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은이나 예보의 검사권을 지금처럼 제한해 금감원의 검사권 독점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감원의 정부조직 전환에 대해서도 “금융회사엔 당대 최고의 소프트웨어가 갖춰진 인력이 있는데 공무원 월급으로는 제대로 감시할 사람을 못 쓴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낙하산 감사에 대해선 “감사위원회가 있는데 상근감사를 따로 두니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급진적이라고 하겠지만 (상근감사를 폐지하는) 방안으로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일 금감원을 방문해 "이번 기회에 제도와 관행을 혁파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9일 국무총리실에 금융감독혁신 TF팀을 가동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불거진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에 대해 들끓는 여론과 궤를 달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우찬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부산저축은행에서 드러난 문제는 감독기구의 정치적 독립과 정책·감독 기능의 분리”라며 “TF 출범일에 금융당국 수장이 이런 문제는 빼고 논의하자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금융위 내에서도 “기관장으로서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악화된 민심으로부터 부처 이기주의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한편 총리실은 임채민 총리실장과 김준경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민간 전문가와 관계부처 차관 등 13명으로 구성된 금융감독혁신TF를 이날 출범시켰다. 임 실장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이나 한은의 단독 검사권 문제도 논의되느냐’는 질문에 “논의를 해봐야 알 수 있지만 논의 주제 자체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금융위원장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말했다. 김준경 교수는 “김 위원장이 한은에서도 당장 검사권을 갖겠다고 하니 다른 차원에서 말한 것 아닌가 싶다”며 “저희 쪽에서 직접적으로 뭐라 말씀드릴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현철·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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