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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당 출범 때 세력 다시 뭉쳐야…강물 뛰어드는 심정으로 사퇴”

중앙일보 2011.05.10 01:15 종합 6면 지면보기






9일 자유선진당 대표직을 사퇴한 이회창 의원이 변웅전 신임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9일 “당 변화의 물꼬를 트겠다”며 대표직을 사퇴했다. 선진당은 당헌에 따라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중 최다 득표를 한 변웅전(71) 선임 최고위원에게 당 대표직을 맡겼다. 이 전 대표는 당 회의에서 “정치권에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며 “한나라당도 변하고 민주당도 변하고 있다. 내가 물러남으로써 당 변화의 발판이 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향식 공천제 폐지와 국민경선제 도입을 주장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선진당이 출범했을 때 손잡았던 세력이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이 공동 기반인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무소속 이인제 의원 등을 염두에 둔 얘기였다. 그는 평소 보수대연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일단 충청권 정치세력의 통합을 통해 내년 4월 총선에서 제3당을 유지한 다음 12월 대선 국면에서 한나라당과 합당 또는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 전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서도 “ 분당에서 나온 4·27 재·보선 결과에서 보듯 보수가 바짝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갑자기 사퇴를 발표한 배경은.



 “정교하게 계산된 책략성 계획은 아니다. 새롭게 태어나는 정당이 되려면 스스로 강물에 뛰어들자는 심정에서 발표를 했다.”



 -선진당이 왜 변해야 하나.



 “충청권은 총선·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충청권에서 확실한 통합 입지를 구축하지 않으면 아주 위험할 수 있다.”



 -다른 세력과의 통합은.



 “변웅전 새 대표와 지도부가 해나갈 거다. 건전한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는 정권이 탄생해야 한다. 보수라는 간판을 달았다고 같이한다는 의미로 보수연합을 말한 건 아니다.”



 -정계개편이 시작된 건가.



 “정계개편이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확답하긴 어렵다. 정치는 변화무쌍하고, 촉망 받던 정치인이 하루아침에 전락하기도 한다. 요즘처럼 포퓰리즘 정치가 판치는 상황에서 원칙에 충실한 정치가 결국 길게 간다는 것을 느낀다.”



 -앞으로 역할은.



 “나는 정치권에서 최장기 대표직을 한 사람인데 대표라는 자리의 틀과 지역적 틀에서 벗어나 정치를 넓게 보고, 당과 나라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도 충청권 대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며 “(통합은) 좀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변웅전 신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선진당이 작지만 꼭 정권을 잡는 정당이 되겠다”며 “새로운 바람, 신풍운동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청에서 지킬 것은 확실히 지키고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제압한다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이 좌우명인데 이회창 전 대표가 어려워서 안 오신 분이 있다면 부드럽고 만만한 당 대표가 있으니 더 쉽게 접근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3선 의원인 변 대표는 1995년 정치권에 입문한 뒤 자민련 대변인 등을 지냈다.



글=백일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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