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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받는 ‘MB 정책’

중앙일보 2011.05.10 01:09 종합 4면 지면보기



황우여 “감세 철회로 복지예산” 이주영 “연기금 주주권 행사 반대”
“정부와 다른 당의 목소리 낼 것”



황우여에게 의원 배지 달아주는 손학규 손학규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예방하자 서로 담소를 나누다 황 원내대표의 옷에 의원 배지(badge)가 없는 것을 보고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손 대표는 “배지가 권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국민이 달아준 소중한 배지인 만큼 늘 국민을 생각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달고 다니는 것이 좋다”며 자신의 배지를 떼어 달아줬다. 손 대표는 “야당이 몸싸움을 강요 받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했고, 황 원내대표는 “야당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마음에 새기고 잘 모시겠다”고 했다. 황 원내대표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해선 “야당을 존중하고 두려워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과는 다른 입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청와대와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9일 “전·월세 가격이 이상 징후를 보이는 지역에는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월세 상한제는 지난달 정부와 한나라당이 일부 지역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정부가 반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었다. 이 정책위의장은 또 지난달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제시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 대기업에 의결권을 행사하면 자칫 관치가 될 우려가 있다”고 반대했다.



 한나라당 경선 기간에 법인세·소득세 감세철회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황 원내대표는 당선 후 각종 인터뷰에서도 감세철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감세철회로 생긴 예산 등으로 10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학생등록금과 육아비, 소시민 주택 지원 등의 복지예산으로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굵직한 현안에 대해 한나라당 새 원내지도부가 독자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청와대와 정부는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앞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나 ‘국방개혁 307계획’ 등의 핵심 정책에 대해 한나라당의 협조를 받는 게 간단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감세철회 논란과 관련해 방문규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금 정부가 예정된 정책을 바꾸겠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아직 한나라당의 공식 입장으로 정해지지도 않았고 여러 절차를 거쳐 결정될 내용”이라고 말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감세정책 철회는 큰 기조를 바꾸는 것인 만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복지예산 증액과 관련해 “어떤 경우에도 국가재정의 안정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인기영합식’ 정책을 경계했다.



 하지만 황 원내대표, 이 정책위의장은 뒤로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황 원내대표는 “시간(임기)이 갈수록 대통령은 민심과 유리될 수 있다”며 “국민의 뜻과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책위의장은 “정부 입장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어도 당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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