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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원전 안전을 넘어,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투자하라

중앙일보 2011.05.07 01:37 종합 8면 지면보기






박방주
과학전문 기자




교육과학기술부는 6일 국내 원전의 일제 안전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은 지난달 12일 비상 정지된 고리 원전 1호기를 포함, 모든 원전의 안전이 ‘이상 무(無)’라는 것이다. 고리 원전 1호기의 재가동도 이날 승인해 원전 운영 업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이 곧바로 운전 재개 절차에 들어갔다. 거기에 앞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 50가지도 찾아내 한수원으로 하여금 1조원을 들여 고치도록 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후약방문 격이 되지 않도록 미리 대책을 세워나가는 정부의 이런 자세는 모범적인 공복의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공학적인 안전 점검에만 치중한 나머지 국민의 마음까지 안심시켜 주지는 못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원자력 안전 규제를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부는 지금까지 원전의 파이프가 새거나 어떤 장비가 고장 나면 고치게 하고, 교환하게 하는 등 정비에는 발 빠르게 나섰다. 국제적으로 새로운 안전 기술이 개발되면 도입하는 데도 열심이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원전은 안전하고, 실제 그러니까 국민도 믿어줘야 한다는 일방통행식 소통이 주를 이뤘다. 안전에만 투자하고 국민들의 안심에 대한 투자와 배려는 인색했다.



 이번 일제 점검도 그렇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태가 터진 뒤인 3월 23일부터 4월 말까지 국내 21기 원전에 대한 일제 점검이 실시됐다. 많은 사람들은 원전 한 기 한기를 차례로 세워가며 관련 장비의 마모·노후 정도를 일일이 살피는 정밀 점검인 줄 알았다. 물론 그렇게 하기에는 원전을 세워야 하고, 전력 공급 사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등 국가적으로 손실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완벽한 검사를 했다면 국민은 점검 결과에 십분 공감하며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서류나 뒤적인 뒤에 ‘이상 없다’는 식의 결과를 내놓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안전 시설도 약간 과하다 싶을 정도로 기준을 강화해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고리 1, 2호기 앞 해안 방벽도 기왕에 높일 거라면 4.2m가 아니라 10m로 높이지 못할 이유가 뭔가.



 안심은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특히 ‘안전핀이 꼽힌 수류탄’으로 비유되는 원전은 안전의 단계를 넘어 안심에 도달할 때에만 지속적인 확산이 가능하다.



박방주 과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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