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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정녕 ‘튀어나온 못’인가

중앙일보 2011.05.07 01:13 종합 15면 지면보기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점령해온 삼성전자가 모바일 기기용 중앙처리장치(CPU) 분야에서도 뚜렷한 실적을 내자 경쟁사들의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못이 튀어나오면 때리려는 법”이라고 빗대 말한 맥락과 일치한다.


세계 IT경쟁업체들 견제 본격화

 우선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미국 인텔의 견제가 예사롭지 않다. 인텔은 5일(한국시간) 마이크로프로세서를 3D(3차원) 기술로 디자인한 차세대 반도체칩을 연내 생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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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인텔은 이 기술이 50년 이상 된 마이크로프로세서 디자인의 혁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반도체 트랜지스터가 마치 종이에 프린트하듯 생산됐으나 3D 기술이 접목됨으로써 더 적은 전력으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22나노m급 트랜지스터의 상용화가 가능해져 인텔이 휴대전화 등 소형 휴대기기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신호탄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CPU 시장을 장악한 인텔이 삼성전자가 전 세계 시장의 60%를 차지한 모바일 기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날 “인텔이 이번에 3D 기술을 도입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 뒤 “삼성전자는 3D 기술에서 최초 개척자로 많은 연구성과를 축적해 반도체 기술이 좀 더 정밀해질 때 도입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또 2002년 3D 트랜지스터 기술 논문으로 특허를 획득해 추가 기술을 내놓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허침해 소송으로 맞붙은 애플도 견제에 앞장서고 있다. 애플이 삼성전자로부터 조달하던 AP를 인텔로부터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외신에서 흘러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36억 달러(약 3조8600억원)를 투자해 설비확대에 나섰다고 최근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일본 엘피다의 반격이 거세다. 이 회사는 최근 25나노 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를 긴장케 했다. 30나노급 D램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를 모두 앞지르는 개발성과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권오현 반도체 사업부 사장은 지난 4일 삼성 사장단회의에서 “엘피다의 주력은 50나노급이고 삼성전자는 40나노, 35나노가 주력이다. 2009년 엘피다가 40나노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에는 30나노를 개발해 출하한다고 했는데 아직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 10월 60나노 D램을 개발하고 18개월 뒤인 2007년 3월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50나노부터 30나노까지 미세공정 전환 과정에서는 개발부터 양산까지 기간을 6∼7개월로 대폭 줄였다. 엘피다를 비롯한 경쟁 업체들은 신제품을 개발한 다음 이를 생산에 접목하는 데 통상 2∼3년 시간이 걸렸다. 이 기간을 삼성전자 수준으로 줄였는지가 관건이다.



심재우 기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or)=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이다. 모바일 기기 안에서 PC의 CPU처럼 작동한다. 아이폰4에 들어가는 A4, 아이패드2에 장착되는 A5 등은 애플이 디자인하고 삼성전자가 위탁생산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이후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전략제품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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