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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중국의 그늘 보면 ‘큰일 낼 나라’ 아닌 ‘큰일 날 나라’

중앙일보 2011.05.07 00:44 종합 21면 지면보기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

칼 라크루와

데이비드 매리어트 지음

김승완·홍미영 옮김

평사리

502쪽, 2만5000원




중국은 흑백이 뒤엉킨 모순덩어리다. 화려한 대도시의 뒷골목에는 고단한 서민의 일상이, 찬란한 경제 통계 속에는 저임 노동자의 비애가 흐른다. 밝은 쪽만 본다면 미국을 위협하고 있지만, 어두운 면만 본다면 하루하루가 위태하다.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는 그 중 어두운 면을 다뤘다.



 이런 식이다. “산시(山西)성의 한 탄광이 붕괴됐다. 광부 21명이 매몰됐다. 탄광주는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갱도로 가는 전기를 끊었다. 희생자 가족은 내몰리고, 다른 광부에게는 함구령이 떨어졌다.”



 저자는 이런 일이 지금도 비일비재하다고 고발한다. 빈부격차·민족 갈등·부정부패·가짜 상품·인권침해 등 온갖 문제점이 500페이지에 흐르고 있다. “중국, 이거 큰일 날 나라네…”라는 생각이 절도 든다.



 책은 미래 중국에 비수를 꽂을 잠재적 ‘반란집단’을 찾는다. 빈민·소황제(小皇帝·독생자)·범죄자·독신남 등이다.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 2억4000만 명에 달하는 이들은 경제성장의 주역임에도 성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00위안(약 34만 원) 의 월급으로 버텨야 하는 빈곤층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저자는 농민공의 의식이 달라졌다고 지적한다. 임금체불에 저항하고, 부당 대우에 파업을 한다. “지금은 군·경찰의 지원을 받는 당력(黨力)으로 단단히 뚜껑을 닫고 있지만, 그 반발의 압력이 출구를 찾게 되는 날 폭발력은 가히 상상력을 초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고든 창의 『중국의 몰락』(2001), 기 소르망의 『중국이라는 거짓말』(2006) 등과 맥을 같이한다. 두 책 모두 중국의 몰락을 예견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성장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들이 틀린 이유는 중국의 또 다른 밝은 면, 즉 경쟁력을 외면했기 때문. 이번 책 역시 반쪽 짜리다. 나머지 한 쪽을 함께 읽어야 균형된 시각을 갖출 수 있다.



한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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