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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엄마”로 모시며 신장 떼준 36세 며느리

중앙일보 2011.05.07 00:17 종합 28면 지면보기



부산 김진순씨 효행 어버이날 국민포장 … 모두 169명 포상



며느리 김진순(왼쪽)씨가 자신이 떼어준 신장으로 건강을 되찾은 시어머니와 활짝 웃고 있다. [송봉근 기자]



“신장을 받는 사람이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데 엄마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 후유증도 없고. 인연을 타고났나 봐요.”



 부산광역시 사상구 김진순(36)씨는 ‘딸 며느리’다.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기자가 처음 통화했을 때 “혹시 친정어머니를 말하느냐”고 되물어야 했다.



 시어머니에게 자신의 신체 일부인 신장을 떼준 며느리다. 40세가 안 된 신세대 며느리인데 시어머니를 엄마와 다름 없이 따를뿐더러 신장을 주기는 쉽지 않다. 이런 사연이 알려져 김씨는 8일 제39회 어버이날을 맞아 국민포장(효행자 부문)을 받는다.



 시어머니 오덕순(62)씨는 지난해 5월 며느리의 신장을 이식 받았다. 오씨는 2000년 건강검진에서 신장병 진단을 받고 병원 두세 곳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으나 악화되기만 했다. 5년 전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어 신장이식 대기자 등록을 했다. 순번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동생·남편·아들의 신장을 검사했으나 맞지 않았다. 오씨는 거의 매일 신장 투석을 받았다.



 시어머니의 고통을 보다 못한 며느리가 나섰다. 병원에 검사를 의뢰해 맞는 것으로 나오자 바로 이식수술을 했다.



 “사랑하는 남편을 낳아준 어머니이고 내 아이의 할머니인데 친부모와 다를 게 뭐가 있나요. 신장 하나 없어졌다고 달라질 것도 없어요.”



 김씨는 말한다. “신장을 기증할지 말지 깊게 고민하지 않았어요. 친정 식구들도 반대하지 않았고요.”



 1999년 결혼한 김씨는 시부모를 모시고 살겠다고 자청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친정아버지를 여의어 시아버지와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한다. 김씨는 신장 이식 후 시어머니와 방송국 주최 노래자랑에 나가 우승도 했다. 시아버지 이희준(64)씨는 신장 이식일(5월 18일)을 ‘우리집 행복 기념일’로 정했다고 했다. 이씨는 “(며느리를) 평생 아껴도 부족할 것 같다. 우리 가족은 하나가 됐다”며 웃었다.



  보건복지부는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모친 김순금(98) 여사에게 국민훈장 목련장(장한 어버이 부문)을 수여할 예정이다. 김 여사는 21세에 가난한 농가에 시집와 어려운 가정을 꾸리며 25년간 시부모를 봉양해 주민들이 효부로 칭송했다고 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검소하고 부지런한 생활로 6남4녀를 훌륭하게 키웠고, 98세의 고령에도 기부와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전남 강진에서 김 여사를 모시는 막내 아들 김재종(59)씨는 “어머님의 효성을 높게 평가해줘 이런 영광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31년 간 지역사회 노인과 가정을 후원하고 불우 청소년들에게 3억8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 김윤철(69)씨에게 국민훈장 동백장 등 169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을 수여한다.



글=신성식 선임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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