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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규제로 집값 잡는 시대 지났다

중앙일보 2011.05.07 00:16 종합 29면 지면보기






김진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정부가 집값 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1989년 처음 도입했다가 99년 분양가 전면 자율화 조치로 없어졌다. 그러나 이후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인해 2005년 8·31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로 판교신도시부터 공공택지에 대해, 2007년 9월부터는 민간택지에까지 확대 시행하고 있다.



 2007년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될 당시는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던 시점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각종 규제책을 들고 나왔으나 주택가격 안정을 효과적으로 이루지 못했다. 주택시장의 상황은 경직된 각종 규제나 정책으로 조절하는 것보다 시장경제에 맡겨둬야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월세 가격은 상승하며 서민 주거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공급이 줄고 미분양이 적체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2009년 주택산업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따른 주택가격 변동에 관한 연구’에서 모의실험을 통해 상한제가 폐지될 경우 단기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겠지만 주택공급의 증가로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상한제 폐지로 분양가가 15% 상승하고 주거용 건축허가 면적이 25% 증가할 경우 서울은 단기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최고 9.38%까지 상승하지만 장기적으로 8.67% 하락한다. 수도권 지역은 1.87% 상승한 후 장기적으로 2.71%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사들은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일각에서 우려하는 만큼 분양가를 높이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택경기가 침체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분양가를 높일 경우 미분양 위험이 증가하기에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기보다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주택·부동산 시장에서 ‘단기 상승 후 하향 안정화’라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의 효과를 고려한다면 현시점이 폐지의 적기다. 상한제를 폐지하면 분양가가 높아져 주거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단순 논리에서 벗어나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때다.



김진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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