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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소유기업을 1인 기업으로 … 고객계좌는 고객계산으로 둔갑

중앙일보 2011.05.06 03:00 경제 4면 지면보기
여야가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대치했던 4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에서 슬그머니 한·미 FTA 비준안의 철회를 요청했다. “(한·EU FTA 비준안에 이어) 한·미 FTA 비준안에서도 번역 오류가 발견돼 송구스럽다”고 ‘자수’하면서다. 외교통상부는 6쪽짜리 ‘한·미 FTA 한글본 정정 필요 사례’도 외통위에 제출했다.


한·미 FTA 비준안 번역 오류 많아

 이 ‘정정 필요 사례’에는 어처구니없는 오역이 꽤 된다. 한·미 FTA 한글본에는 ‘자기계좌(own account) 또는 고객계좌(account of customers)로 거래한다’는 문장이 ‘자기계산 또는 고객계산으로 거래한다’로 번역돼 있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rld Organization for Animal Health)’는 ‘국제수역사무국’으로 둔갑했다. ‘전자파 적합성(Electro-Magnetic compatibility)’은 ‘전자파 방해장치’로, ‘수입업자(importer)’는 ‘무역업자’로 오역됐다.



 엉뚱한 번역도 눈에 띄었다. ‘군 복무자(military service personnel)’는 병역 의무를 져야 할 대상이라는 ‘병역 의무자’로, ‘단독소유기업(sole proprietorship)’은 ‘1인 기업’으로, ‘유통증권(negotiable instruments)’은 ‘양도 가능한 증서’로 바뀌었다. ‘지방 1.5% 미만(less than 1.5%)’은 ‘지방 1.5% 이하’로 부정확하게 번역됐다.



 또 영문본에 있는 ‘a Korean National’(대한민국 국적자)라는 표현이 한글본에는 빠지는 등 ‘번역 누락’ 사례도 확인됐다. ‘체택된(채택된)’ ‘매카니즘(메커니즘)’ ‘모델라인라 함은(모델라인이라 함은)’과 같이 한글 맞춤법이 틀린 사례도 드러났다. 외통위 관계자는 “외교통상부가 제출한 사례는 일부일 뿐이고 실제론 오류가 훨씬 더 많아 철저히 바로잡은 뒤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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