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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학총장에게 듣는다] 동국대 김희옥 총장

중앙일보 2011.05.06 01:30 종합 22면 지면보기



“바이오메디융합 일산캠퍼스로 재도약하겠다”





동국대 김희옥(63) 총장은 꼿꼿했다. 집무실에는 ‘청백가풍직사형(淸白家風直似衡·맑고 깨끗한 사람은 저울과 같이 곧다)’이라고 쓰인 액자가 걸려 있었다. 법조 34년 인생을 걸어온 그의 철학이 담긴 듯했다. 김 총장은 4일 “평생 정의와 자유, 기본권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대학도 원칙과 자율, 책임을 중심으로 경영해 연구·교육이 튼튼한 동국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교 105주년(8일)을 맞아 제2 출발을 한다”며 “생·의학 첨단 메카인 일산캠퍼스가 동국대 부활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국대 전체 수석 입학(68학번)해 법조인으로 일하다 총장이 됐다.



 “입학 당시 대학신문과 인터뷰에서 법관 봉직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후배를 지도하고 싶다는 약속을 했었다. 1972년에 졸업했으니까 39년 만이다. 당시는 어려서 판검사가 뭔지 잘 몰랐다. (웃으며) 미래를 예단한 것은 아닌데 결국 그렇게 됐다.”



 김 총장은 2006년 9월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임명됐다. 재판관 시절 합헌결정이 난 사형제와 간통죄에 소수 의견을 냈다. 임기 만료(2012년 9월)까지 1년9개월이 남았지만 지난해 말 총장 후보에 공모했고, 올해 2월 22일 취임했다.



 -법조인과 대학총장은 ‘물’이 다르다. 고민이 많았을 텐데.



 “불교계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시절인연’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 시기에 내가 모교에 와야 할 인연이 딱 맞아떨어진다는 얘기였다. 사법연수원에서 2년, 법무연수원에서 1년 교수로 지내 교육 경험이 없는 게 아니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개교 105주년이다. 경쟁력과 색깔을 어떻게 바꿀 계획인가.



 “우리 대학은 한때 혜화전문이라는 이름으로 연희전문·보성전문과 함께 3대 사학이었다. 다시 불을 지펴 일으켜야 한다. 가장 큰 축은 연구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시설·연구·기자재·인적자원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 의과대·한의대·바이오시스템대·약학대를 집대성한 일산 ‘바이오메디융합’ 캠퍼스를 19일 개교한다. 동국대의 새로운 활로다.”



 -인문학이 강한 대학 이미지가 있는데 첨단 분야가 제2창학의 힘이라는 게 특이하다.



 “일산병원 주변에 연구 중심을 특성화한 것이 일산 ‘바이오메디융합’ 캠퍼스다. 의료기기개발촉진센터와 임상시험센터 등 핵심 시설도 들어서 ‘바이오-메디컬 허브’로 도약할 것이다. 생명과학·의생명공학·바이오환경·식품생명공학 등 바이오시스템대학 4개 학과는 단계적으로 본교에서 옮겨 갈 것이다. 교수진 200명과 학생 2000명이다. 본교는 인문학과 공대를 계속 강화할 것이다.”



 -전임 총장이 등록금을 4.9%로 올렸는데 취임 다음 날 2.8%로 내렸다.



 “2년간 등록금을 동결해 재정 상태를 보면 인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생들 고충이 커 인상률을 낮춘 것이다. 제2건학기금 1000억원 조성 등 기금을 많이 모으겠다.”



 -로스쿨에 관심이 많겠다. 동국대는 2008년 로스쿨 선정에서 떨어졌다.



 “준비를 덜 했다. 2012년 변호사 시험을 치르고 로스쿨 평가를 하게 돼 있다. 탈락하는 대학이 나올지 모르겠다. 2012년과 2013년 상황을 봐서 가능성이 있다면 준비하겠다.”



 -국사 필수가 교육계 이슈다. 대학이 역사교육에 소홀한 게 아닌가.



 “내가 사시를 볼 때도 국사가 정식 2차 시험 과목에 포함됐었다. (중앙대 등 대학이) 국사를 필수 교양과목으로 가르치는 데 동의한다. 우리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역사에 관심이 많다. 역사로 인생관도 확립할 수 있고 사회를 보는 안목도 넓어진다.”



 동국대는 89년까지 공통필수과목으로 국사를 전교생이 배웠다. 90년도 교과과정 개편으로 국사가 필수과목에서 빠졌다.



 -동국대 교수였던 신정아씨가 책을 내 화제가 됐다. 예일대 소송 건 진행은.



 “예일대가 동국대에 신씨 학력이 맞다고 한 책임을 져야 한다. 틀림없이 승소할 것이다. 상반기 중 결론 날 것 같다. 욕심 같아선 소송 액수(5000만 달러)가 인정됐으면 좋겠다. 더 중요한 것은 절차상 우리 잘못이 없다고 밝혀지는 것이다.”



만난 사람=양영유 정책사회 데스크 정리=김민상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김희옥 총장=법명이 세 개(不二, 太虛, 當來)인 독실한 불자다. 사법시험도 사찰에서 준비해 합격(18회)했다. 27년간 검사로 재직하다 서울동부지검 검사장과 법무부 차관을 거쳐 2006년 헌법재판관에 임명됐으나 올해 동국대 총장으로 옮기면서 사퇴했다. 취미는 야구 관람. 1948년 경북 청도 출생으로 경북고와 동국대 법학(학·석·박사)과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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