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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자존심 먹고사는 시인들을 위하여

중앙일보 2011.05.06 00:43 종합 26면 지면보기



문학수첩, 시 전문계간지 『시인수첩』 창간





베스트셀러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출판사 문학수첩이 시 전문 계간지 ‘시인수첩’을 창간했다. 시·소설을 함께 다뤘던 종합 문예지 ‘문학수첩’을 접은 지 1년 반 만이다. 여름호를 창간호로 냈다. 문학수첩의 대표인 김종철 시인은 “한국에 이미 시 전문 잡지가 50∼60여 종”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또 하나의 시 잡지를 보태는 이유에 대해 “시인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현재 시 잡지들은 발행인의 열정 하나로 버티는 경우가 태반이다. 연재 소설을 단행본으로 출간해 수익을 내는 종합문예지와 달리 시 전문지는 수입원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인 숫자에 비해 잡지 수가 적다 보니 시인들은 원고료를 받기는커녕 자신의 시를 실어준 것을 고마워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사재 20억 원을 털어 여기서 나온 수익으로 잡지를 제대로 만들겠다”고 했다. 등단 연도에 따라 시 한 편당 5만∼10만원씩 원고료를 지급하고, 청탁은 물론 투고된 작품도 활발하게 게재할 방침이다. 장경렬 서울대 영문과 교수, 구모룡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 허혜정 한국사이버대학 문예창작부 교수, 김병호 협성대 문예창작과 교수 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한다.



 편집장을 맡은 김병호 교수는 “좋은 시를 소개하는 잡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시의 경계를 넓히는 작업을 하겠다”고 했다. 창간호에는 그런 취지의 다양한 읽을거리가 눈에 띈다. 시인의 면모로 살펴본 ‘영원한 혁명가’ 체 게바라, 만화와 카툰으로 소개한 시, 기업 CEO의 시 관련 산문 등을 실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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