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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합참 지휘계통 단순 명확해야

중앙일보 2011.05.06 00:11 종합 33면 지면보기






김국헌
예비역 육군소장
전 국방부 정책국장




국방부가 그제 이명박 대통령에게 중간 보고한 국방개혁 307계획의 핵심은 각군 작전의 최고 전문가인 참모총장들이 용병과 작전에 보다 더 기여토록 하자는 데 있다. 천안함 사태와 같이 일순간에 군함이 폭침되어도 해군본부는 아무런 권한도, 책임도, 역할도 없는 현 구조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국방부안대로 작전계통상 각군 총장을 합참의장 밑에 놓으면 사실상 통합군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어나게 된다. 그 때문에 현 합동군제의 골격과 정신은 유지된다고 국방부가 아무리 설명해도 납득이 잘 되지 않는 듯하다. 문제는 합동군제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각군 총장이 군령계선상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다. 자칫하면 해·공군총장들이 제기했던 대로, 작전사령관 책임만으로도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항변이 나오게 되고, 그러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참모차장을 2명 둔다는 기발한 발상까지 나오게 된다.  



 지휘계통은 단순 명확해야 하며 부지휘관이 지휘관을 대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각군 총장의 군령 개입 범위와 수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각군 총장과 합참의장이 화상회의를 통해서라도 명실상부한 합동군사지휘본부를 구성해 제대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 해군작전에 대해서는 해군참모총장이 의장 옆에서 조언을 한다. 명령은 합참의장 명의로 나가더라도 해군총장의 전문적 식견과 경험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면 사실상 해군총장이 해군작전을 통제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각군 총장이 작전에 개입하고 기여하는 방법이다. 합참의장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 같은 것이 재발될 경우 (공군총장의 조언을 받아) 공군기로 도발원점을 타격할 것인가와 같은 전략적 차원의 문제를 판단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각군 총장과 작전사령관을 굳이 겸임시킬 필요가 없다. 현재의 작전계통을 그대로 살리면 된다. 합참의장은 북한의 불안정사태 등 우발계획과 동맹국과의 협조에 진력하면서 최고군사보좌관으로서 통수권자와 장관에게 조언하는 본령에 충실하면 된다. 덧붙여 일상적인 작전과 훈련을 참모총장들이 평소에 모여 숙의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그 대리로서 합참에 육·해·공 작전부장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어차피 종합은 작전본부장이 하는데, 지금의 해상 및 공중작전과장으로는 의장까지 올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니 이런 측면을 반영하자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기본부터, 원칙에서부터 풀어 나가야 한다. 꼬인 것을 놔둔 상태에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국방부는 원래 한 지붕 밑에 있어야 했다. 오늘날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육·해·공군이 같이 사고하고 같이 행동한다’는 합동성은 무엇보다도 각군 총장과 합참의장이 물샐틈없이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합동군제의 본래 개념이다. 1991년 ‘8·18 군개혁’을 구상할 때부터 이런 그림을 그렸었는데, 그동안 합참이 본래 가야 할 모습대로 발전시키는 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더욱 분발해 군이 완벽한 유기체로서 움직여질 수 있도록 기능과 운용을 정비해야 한다. 핵심은 군구조가 아니라 사람이다.



김국헌 예비역 육군소장 전 국방부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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