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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한국사 수업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중앙일보 2011.05.06 00:10 종합 33면 지면보기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




어른이 된 지금은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학창 시절 ‘태정태세~’ 외우며 시험 때마다 벼락치기로 공부했던 국사·세계사 과목에 대한 기억은 진하게 남아 있다. 국·영·수만큼 중요과목으로 인식되지도 않으면서 시험은 치러야 하니 진저리치면서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과목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른 것 같다. 서울대 등 몇몇 대학을 빼놓고 대부분의 대학에서 역사 수능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어나 영어 등 지문을 통해 접하는 수많은 이야기 중에 역사적 사실이나 가치관을 논하는 문장들이 얼마나 많은데, 정작 역사 과목은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이렇게 홀대를 받고 있었다.



 이번에 교과부가 ‘역사교육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공무원이나 교사 임용에도 ‘한국사능력 검정시험’을 의무화할 방침을 밝히는 등 나름대로 한국사 교육을 실용화할 수 있는 카드를 내놓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우려되는 바도 없지 않다. 기존의 암기과목 위주의 교육방식으로 시험 부담만 늘리는 것은 아닌지, 취직을 위해 역사능력 검정시험을 봐야 하는 대학생들이 역사학원을 다녀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영어 몰입교육에 대해서는 빠르게 따라가려고 무리한 사교육비를 지출하기도 하지만,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는 분노는 할지언정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교과부의 ‘역사교육 강화방안’ 역시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본다. 이제부터 학교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우선 예전처럼 지엽적인 시험문제 출제로 암기과목으로 인식되게 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역사 흐름을 잡고 이해하는 과목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쉽고 재미있고, 탐구와 체험, 토론 수업이 가능하도록 수업체계도 바꾸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현장체험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교사들의 능력이 중요하므로 교원 연수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체험학습과 다양한 학습도구를 이용한 소수 인원 대상의 사교육현장과 학교에서의 집체교육이 어떻게 경쟁할 수 있는지도 연구해야 할 부분이다. 교과부의 ‘역사교육 강화방안’이 실효성을 거둬 우리나라의 국가관 정립은 물론 역사 인식도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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