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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당 최고위는 아귀처럼 물어뜯는 아수라장”

중앙일보 2011.05.05 03:00 종합 10면 지면보기



대표직 10개월 소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4·27 재·보궐선거 패배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4·27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선언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4일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의는 권력을 좇아 아귀처럼 물어뜯는 아수라장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 에서 기자와 만나 10개월간 대표로 지내면서 마음에 품었던 생각을 이렇게 직설적으로 털어놓았다. 그는 “(당 최고위원들은) 어떻게 하면 나를 끌어내릴까 하는 게 목표였다. 자기들이 전당대회 다시 해보려고···”라는 말도 했다. 그는 9일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된 뒤 임기(2년)를 채우지 못하게 됐는데.



 “대표직을 내놓게 돼 너무 홀가분하고 마음이 편하다. 대표 취임 첫날부터 작심하고 흔들어대는 데야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최고위원들은 저마다 자기 것만 챙기려 했지 당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았다.”



 -최고위원들이 어떻게 흔들었나.



 “재임 중 세 번의 재·보선을 치러 두 번(2010년 7·28, 10·27) 이길 때는 아무 소리 않던 최고위원들이 한 번 졌다고 내게 ‘청와대의 거수기’라며 하이에나처럼 집단 난타를 하더라.”



 -경기도 성남 분당을 공천 때 잡음으로 강재섭 후보가 상처를 입었는데.



 “(흥분한 채) 분당을 공천만 해도 처음에 ‘강재섭은 5~6공 인물이라 안 된다’ ‘새 인물 영입하자’고 했던 게 홍준표, 정두언, 자기들이었잖아. 그래서 다른 후보를 찾아보려고 하니 ‘정운찬도 안 된다’ ‘임태희도 안 된다’ ‘모두 안 된다’고 했다. 그랬던 사람들이 지고 나니 ‘대표 물러나라’고 한다. 그 사람들은 애시당초 뭘 되게 하겠다고 한 게 아니다. 최고위원 중 한 사람은 선거 전부터 ‘ (분당을·김해을·강원도 후보) 셋 다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



 - 지도부를 잘 이끌지 못한 것 아닌가.



 “(목소리를 높이며) 서병수 최고위원은 오늘 언론에 대놓고 내가 ‘청와대의 거수기’라고 했다. 내가 청와대 거수기라면 어떻게 (1월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내정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사퇴시켰겠나. 모든 의결을 같이 해놓고 이제와 그런 말을 하는 건 자기가 청와대 거수기였다고 고백하는 모순 아니냐.”



 -한나라당은 어떻게 변해야 하나.



 “지금 같은 집단지도체제에선 박근혜 전 대표든, 이재오 특임장관이든, ‘실세 위의 실세’가 대표가 돼도 당을 이끌기 힘들다. 지도체제를 단일성 지도체제로 개혁해야 한다.”



 그는 “여야 간은 물론 당 내부의 무한 권력투쟁 수단으로 변질되기 쉬운 재·보궐선거 횟수도 1년에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나도 ‘더 큰 꿈’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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