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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FTA 역주행’

중앙일보 2011.05.05 01:59 종합 1면 지면보기
민주당 손학규(사진) 대표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던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의 ‘여·야·정부 합의안’을 파기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비준안의 본회의 상정을 강행, 표결로 통과시켰다.


국회 입성하자마자 ‘한·EU FTA’ 여야 합의 깨

 지난 2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FTA 비준과 관련해 농수산물 가격 하락에 따른 농민 피해 보상 확대 방안, SSM(기업형 수퍼마켓) 입점 규제 강화 방안을 정부가 수용하자 FTA 비준안 처리에 합의했었다. 박 원내대표는 당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만나 이같이 합의하고 손 대표에게도 협상 결과를 보고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4일 국회 본회의 직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간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갈리자 “이렇게 하면 당과 내게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을 안다”면서 “피해 산업·국민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일인 만큼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다. 지금 이 상태대로 합의해서 통과시켜 주긴 어렵지 않은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FTA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오늘 처리하지 말고 좀 더 시간을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의 선택은 당내 FTA 반대론자들과 야권연대를 의식한 때문이다.



 ◆박지원 "비준안 처리해야”=의총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 보상 대책이 강화됐다”며 처리를 요구했으나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 등 손 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 7명이 반대했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묵묵히 듣기만 하다가 의총에서 여·야·정 합의를 번복하는 선택을 했다. FTA 비준안 처리를 요구하는 중도파와 진보 진영 중에서 진보 쪽의 손을 잡은 셈이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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